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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분당 실버타운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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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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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며느리가 이만큼 챙겨줄 수 있겠어요." 강추위가 몰아치던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불곡동 서울시니어스타워 분당타워. 자녀와 손주들의 토요일 방문을 기다리던 세 할머니가 1층 응접실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서울 중곡동에 살던 임모(72)씨와 사당동에 살던 이모(66)씨는 9월에, 서울 연희동에서 홀로 살던 원모(72)씨는 이 달초 이곳에 입주했다. 이웃사촌이 된 지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세 할머니는 이곳 입주를 "노년 최고의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편과 사별한 원씨는 자녀들의 권유로, 이씨는 친척의 권유로 이곳에 들어오게 됐다.

입주자는 주로 분당과 용인을 비롯,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등에 거주하던 경제력 있는 노년층. 지난 9월 입주가 시작돼 12월 현재 총 254세대 가운데 152세대가 입주했고 현재도 30여 세대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경기 성남시 분당이 새로운 '실버타운' 으로 부상하고 있다. 노인전용 주거시설, 노인전문요양시설, 노인성질환 전문치료병원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전국 최고의 노인전문타운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각종 노인시설의 분당 러시는 중산층이 많이 살고 있는 인구적 특성, 서울과의 인접성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분당 실버타운 신드롬은 의료법인 늘푸른의료재단이 2002년 5월 금곡동에 1,500평 166병상 규모의 노인전문의료시설인 보바스기념병원을 개원하면서부터. 영국 보바스의료재단과 제휴한 이 병원은 뇌졸중, 퇴행성신경질환, 기억장애(치매), 삼킴 장애 클리닉과 호스피스 병동을 갖추고 있는 노인성질환 전문치료병원이다.

지난 5월에는 착공 7년 만에 분당서울대병원이 구미동에 문을 열었다. 노인성 질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겠다는 애초 계획이 차질을 빚긴 했지만 전체 800병상 가운데 44%인 300병상이 노인전문병상이고 노인질환과 관련된 뇌신경센터, 심장센터, 관절센터, 노인병상담 태스크포스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분당에 노인전문병원군들이 입지하기 전까지만 해도 노인전문 병원이라면 여주, 용인 등의 도립병원 등 50병상 안팎의 소규모 치매전문 요양병원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노인전문병원의 분당 러시는 앞으로도 탄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전용주거시설 건설도 계속되고 있다. 정자동에 신축되고 있는 피더하우스 역시 시니어스타워와 같은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강남의 전문 노화방지병원과 함께 입주하게 된다. 170세대로 내년 말부터 분양될 예정이다.

또 사회복지법인 삼성농아원은 판교 인근 석운동 1,239평 부지에 지하3층 짜리 노인전문요양시설을 2004년 3월 착공, 2005년 6월 완공할 예정이다.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노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숙소와 치료실, 일광욕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자치단체도 중산층 노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성남시는 총 150억원의 예산으로 정자동 공원내에 3,000평 규모의 노인종합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중 착공되는 노인종합센터는 치매노인 주간보호소, 체육시설, 중풍예방교실, 노인취업센터 등을 갖출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쾌적한 주거여건 등 분당의 주거 특성으로 볼 때 갈수록 실버관련 업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분당 실버타운의 성공으로 향후 일산 등 인근 신도시의 실버타운도 전망이 밝다. 경원대 도시계획과 김형철(49) 교수는 "강원도 등에 입지했던 초기 실버타운은 가족들과 가까이 살려는 노인들의 취향을 읽지 못해 실패했다"며 "서울과의 접근도가 높으면서도 개발 여지가 많은 신도시의 특성을 실버타운 개발자들이 앞으로도 많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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