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계약에 10억원 아니면 다년계약에 20억+?."(정민태)"최고대우는 해주겠지만 3억원 이상을 올려주는 것은 무리다."(현대구단)
2004시즌 프로야구 '연봉 킹'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는 정민태(33·현대·사진)가 구단과의 본격적인 연봉협상을 앞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연봉 킹 이승엽(6억3,000만원)이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의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국내무대를 떠났고 연봉2위(6억원) 이상훈(LG)도 어깨부상으로 고전, 연봉삭감설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정민태의 연봉 킹 등극은 '떼어 논 당상'이다.
정민태는 특히 정규리그에서 다승(17승), 승률(0.895) 2관왕에 올랐고, 두 시즌에 걸쳐 선발 21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해 인상 요인이 뚜렷하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3승을 책임진 데다 마지막 7차전을 완봉승막?장식해 팀의 3번째 패권차지에 일등공신이 됐다는 점도 이러한 기대치를 높인다.
정민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올 시즌 연봉(5억원)계약을 할 때 다승 1위에 오르면 구단에서 연봉 1위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1년계약에 10억원 아니면 다년계약(3년이상)에 20억+알파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민태는 또 "1년계약을 할 경우 연봉 10억원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민태가 이처럼 거액의 연봉을 요구하는 배경은 올 자유계약선수(FA)가운데 대어로 꼽혔던 정수근(롯데) 진필중(LG)마해영(기아)등이 예상을 뛰어넘는 몸값을 챙긴데 따른 것이다.
정민태는 "FA들이 많은 돈을 챙긴 만큼 나머지 선수들도 이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3년 연봉협상에서 손해를 봤다는 피해의식에 따른 보상심리도 또다른 배경중 하나이다. 정민태는 지난해 말 구단이 제시한 연봉 5억원을 받아들인지 얼마되지 않아 이상훈이 6억원에 재계약하자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빨리 계약하자는 구단의 요구를 수용하는 바람에 투수 가운데 연봉랭킹 1위를 이상훈에게 넘겨줬다는 게 정민태의 생각이다.
정민태는 2003시즌 연봉협상에서 손해를 본 만큼 내년시즌에는 절대로 구단의 협상전략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민태의 연봉협상 파트너인 정재호 현대 단장은 "인상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고액 연봉을 받는 정민태에게 3억원 이상의 대폭 인상은 무리"라고 말했다.
정단장은 이어 "조만간 정민태를 만나 원하는 조건을 들어보고 다음주부터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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