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실시되는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을 코앞에 두고 관련 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졌다.최대 관심 분야는 가장 늦게 빗장이 열린 방송과 가요. 사실상 전면 개방이 이뤄지는 유료방송 채널은 1월 일본 드라마를 집중 편성했고, 가요계도 유명 가수의 음반 발매와 공연을 서두르고 있다.
개방 폭 당초보다 확대
방송위원회는 11월 내놓은 초안보다 개방 폭이 크게 확대된 방송 분야 최종 개방안을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케이블·위성TV는 교양 프로그램과 12세(또는 15세)이상 시청가 드라마, 한국가수의 일본어 가창과 일본 가수의 국내 공연, 한·일 합동공연 중계 등이 허용돼 일부 오락 프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면 개방이 이뤄진다. 당초 개방이 전면 보류됐던 지상파TV도 교양 프로그램,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전체관람가 영화 중 국내 개봉작 영화에 한해 방송이 허용될 예정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여론 수렴 결과, 국내 프로그램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고 2002 월드컵 이후 양국 문화교류가 이미 활성화해 개방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해 개방 폭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일본 드라마가 쏟아진다
유료 방송사들의 관심은 드라마에 집중돼있다. 인터넷을 통해 일본 드라마 마니아가 형성돼있는데다, 장르의 특성상 시청자의 반응이 빨라 개방의 파급력을 가늠하는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OCN은 일본 TBS의 미니시리즈 '퍼스트 러브'와 '한여름의 메리 크리스마스'를 각각 내년 1월5일, 22일부터 매주 월∼목 오전 11시 방송한다. 사제간의 사랑을 그린 '퍼스트 러브'의 여주인공은 MBC·후지TV 공동제작 '프렌즈'에 원빈과 함께 출연한 가수 겸 탤런트 후카다 교코. '한여름…'의 남자 주인공 다케노우치 유타카도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등을 통해 국내에 상당수 팬을 확보하고 있다. OCN측은 "첫 방송인 만큼 국내에 잘 알려진 스타가 출연한 멜로물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SBS드라마플러스는 볼링장을 무대로 한 달콤한 로맨스를 그린 '골든볼'(NTV 제작)을 1월6일부터 매주 화·수 밤 12시20분 방송한다. 홍콩스타 금성무가 주연해 일본 여성들 사이에 볼링 붐을 일으켰던 화제작. 이밖에 '이상적 결혼' '사랑하고파, 사랑하고파, 사랑하고파' 등 트렌디 드라마 왕국 TBS의 작품도 판권을 확보, 잇따라 방송할 계획이다.
MBC드라마넷은 내년 1월 중 SBS '요조숙녀'의 원작인 '야마토 나데시코'를 비롯해 '도쿄 러브스토리' '춤추는 대수사선' 등 방송을 준비중이다. 홈CGV도 2월부터 신분을 넘어선 사랑을 그린 '칩 러브', 레스토랑을 무대로 한 사랑 이야기 '런치의 여왕' 등 후지TV 트렌디 드라마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어 음반·공연도 잇따라
내년부터 레코드점에서 일본어 음반을 살 수 있다. 일본어 음반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월10일 이후 선보일 예정이다.
남성 듀오 '차게& 아스카'는 한국 팬을 위해 특별히 선곡한 앨범 'The Best'를 발표한다. 이들은 2000년 8월 일본 가수로는 처음으로 단독 내한공연을 하며 한·일 문화교류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영화 '101번째 프로포즈'의 주제곡으로 쓰였던 'Say Yes',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SBS)의 삽입곡으로 장나라가 번안해 부른 '러브 송'(Love Song) 등 대표 히트곡이 담긴다.
서구적인 R& B 음악으로 정상에 오른 신세대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1∼3집도 발매된다. 또 많은 국내 팬을 거느린 X―Japan의 베스트 앨범, R& B 힙합그룹 케미스트리, 라르크의 보컬 하이도의 솔로 앨범 등이 기다리고 있다. 'J―Hop', 즉 일본힙합 그룹의 신보도 쏟아질 예정이다. Kick The Can Crew의 베스트 앨범과 새 앨범 'Good Music', 립 슬라임의 신보 'Time To Go', 국내에도 마니아를 거느린 '스테디& 코'의 앨범이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일본 가수의 한국 진출은 공연 부문에서 오히려 활발할 전망이다. 4인조 록밴드 튜브가 31일 밤 어린이 대공원 내 돔아크홀에서 일본대중문화 개방을 축하하는 콘서트를 여는 데 이어 3인조 발라드 밴드 딘, 킥더캔크루 등도 1월 중 내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