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첫 선을 보인 후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렉스턴이 3년여 만에 새롭게 바뀌었다. 뉴렉스턴(사진)의 첫인상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아래 위로 더 넓어져 메르세데스-벤츠 SUV ML시리즈와 비슷해진 느낌이다. 또 이전 모델 때 둔탁한 느낌을 주었던 바퀴를 둘러싼 팬더에 크롬 도금 테두리를 입혀 결점을 보완했다.실내는 "뉴 체어맨과 같은 수준으로 제작했다"는 쌍용차 측의 설명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검은색 가죽느낌을 주조로 하고 군데군데 금속성 재료와 짙은 호두나무 무늬목을 사용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공간을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선글라스를 3개까지 수납할 수 있는 천장의 콘솔, 접어 넣을 수 있는 컵홀더 등 곳곳에 쓸모 있게 배치한 각종 수납함들에서 세심함이 느껴진다. 특히 가죽시트의 질감은 최상급 수준이며, 운전자의 체형을 기억해 단추하나로 조정할 수 있는 메모리시트도 편리하다.
뉴렉스턴의 진정한 변화는 직접 운전을 해봐야 느낄 수 있다. 미국 델파이사의 커먼레일 시스템을 채택한 2,700㏄급 최신형 직접분사형 디젤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새 엔진이 국내최고 수준인 170마력 고출력과 수동·자동 모두 공인연비 1등급이라는 경제성을 동시에 실현했다고 설명한다. 차를 몰기 시작하면 운전대 조작이 훨씬 가볍고 경쾌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속도감응 장치를 채택해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운전대가 적당히 묵직해져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서스펜션이 차체높이에 비해 너무 부드러운 탓에 고속 코너링은 부담스럽다.
특히 벤츠의 T트로닉스 자동 5단변속기는 변속의 충격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이 변속기는 적재하중이나 도로의 경사도에 따라 최적의 변속조건을 자동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공기량 측정센서를 장착해 완전연소를 유도하는 매연방지 시스템을 장착해 배기가스에서 매캐한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다만 공회전시 차체의 진동이나 급가속시 엔진소음이 갑자기 커지는 것은 차량이 아직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은 새차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제수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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