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합건강검진을 한 직장인 김모(34)씨는 '고지혈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총콜레스테롤 235㎎/㎗, LDL콜레스테롤 128㎎/㎗, HDL 콜레스테롤 45㎎/㎗'. 그러나 이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 또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도 몰라 당황하고 있다.콜레스테롤은 비만과 함께 고혈압, 뇌졸중 등과 같은 성인병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용어이지만 김씨처럼 콜레스테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을 일으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 관리가 수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장혈관질환의 적
콜레스테롤은 장에서 흡수된 뒤 혈액과 함께 온 몸을 돈다. 콜레스테롤은 인체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지방질이다. 부신피질호르몬,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등 여러 가지 호르몬 재료가 된다. 또한 세포를 만드는 필수 성분으로 성장기의 아동이나 청소년에게는 콜레스테롤이 부족할 경우 성장에 지장을 받는다.
그런데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필요 이상으로 높아지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동맥경화가 된다. 그렇게 되면 심장 근육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져 생명에 위협을 준다. 특히 심근경색은 뇌졸중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에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High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이 있다. 보통 콜레스테롤이라고 말할 때에는 바로 LDL 콜레스테롤을 일컫는다.
LDL 콜레스테롤은 몸의 각 세포에서 쓰이거나 간에서 분해됨으로써 혈액 속에서 사라진다. 음식에서 콜레스테롤 섭취가 많고 또 몸에서 LDL 콜레스테롤 생산이 늘어나면서 간에서 분해가 덜 되거나 몸에서 사용이 줄어들면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져 혈관에 쌓이는 것이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으로 스며들면 지방핵을 만들고 여러 염증세포와 평활근 및 섬유세포를 활성화시켜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이와 반대로 HDL 콜레스테롤은 콜레스테롤이 줄어드는 형태의 지단백이므로 HDL 콜레스테롤이 늘어나면 오히려 좋다.
2001년 발표된 미국 보건부 국립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 3차 보고서는 총콜레스테롤 200㎎/㎗ 미만, LDL콜레스테롤 100㎎/㎗ 미만, HDL 콜레스테롤은 6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40㎎/㎗을 넘으면 조심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인 사람과 비교할 때 수치가 260㎎/㎗이면 각종 심장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배, 300㎎/㎗이면 4배나 높다.
어떻게 관리하나?
2001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원이 발간한 콜레스테롤 치료 기준에 따르면 고지혈증의 1차적인 치료법으로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 체중 조절 등 생활 습관의 개선을 들 수 있다.
운동요법으로 하루 30분 이상의 적당한 달리기, 수영, 자전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이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1주일에 1,400㎉를 소모하는 정도의 운동이 필요하고, 동맥경화를 개선하려면 2,200㎉를 소모할 정도의 운동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으로는 야채, 과일, 정제되지 않은 곡물,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올리브 기름, 등 푸른 생선 등을 많이 먹는다. 동물의 내장, 간 및 알 종류는 콜레스테롤이 특히 많으므로 되도록 피하고 육류 중에서도 붉은 색이 많이 나는 소고기, 돼지고기는 피하고 닭고기나 오리고기처럼 하얀 색이 많이 나는 고기를 먹는 게 좋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는 콜레스테롤을 적절히 조절할 수 없다. 운동과 식사 조절을 잘하는 운동 선수에게도 고지혈증 환자가 많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실제로 콜레스테롤의 70% 정도는 우리 몸에서 간과 내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내고 30%만이 음식물 섭취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스타틴 계열의 조코와 메바로친, 리피토, 크레스토 등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연구소 박현영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서홍석 교수>도움말=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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