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림박물관(서울 강남구 대치동)이 2002년에 구입한 문화재를 공개하는 특별전이 23일부터 새해 2월29일까지 열린다.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을 골라 토기와 청자, 분청사기, 흑유 도자기, 전적과 회화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토기는 통일신라부터 고려시대 것이 대부분이다. 꽃 무늬를 박은 통일신라의 토기인화문합(土器印花文盒), 청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당당한 멋을 지닌 고려의 토기과형매병(土器瓜形梅甁) 등이 나온다.청자는 고려청자가 절정을 이루는 12세기 것을 주로 내놓는데, 연꽃과 버드나무, 물새 등 물가 풍경이 담긴 청자퇴화연류수금문칠각향로(靑瓷堆花蓮柳水禽文七角香爐)가 특히 아름답고 호사스럽다. 활달한 멋의 분청사기인화문양이부약연(粉靑沙器印花文兩耳附藥硯), 분청사기조화모란문편병(粉靑沙器彫花牧丹文扁甁)도 눈여겨볼 걸작이다.
도자기 전체에 고루 덮인 검은 색 유약의 은은한 빛깔이 매혹적인 15세기 조선의 흑유장군, 같은 시기의 것이면서도 현대적 분위기를 풍기는 흑유편병 등 청자나 백자, 분청사기에 비해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흑유(黑釉)를 만나는 것도 이번 전시의 즐거움이다.
이밖에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의 하나인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 33, 조선 전기 불경인 천지수륙재의찬요(天地水陸齋儀纂要), 사대부 문집인 사숙재집(私淑齋集) 등 고려와 조선의 목판 인쇄본, 조선 3대 화가로 꼽히는 오원 장승업의 걸작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등을 볼 수 있다. (02)858―250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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