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운용(金雲龍·72·사진) 의원이 은행 금고에 거액의 외화와 함께 시가 수천만원 상당의 각종 귀금속을 보관해왔던 것으로 21일 드러났다.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김 의원 가족 명의의 모 은행 금고에서 시가 수천만원 상당의 각종 귀금속 50여점을 발견, 보관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검찰이 확보한 귀금속은 시가 수백만원 상당의 순금 국회의원 배지와 거북이, 열쇠 모양의 순금제 귀금속 20여점, 순금과 진주 등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귀걸이, 반지 수십여점 등 종류가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자택이 아닌 은행금고에 귀금속을 보관해 온 경위와 귀금속 구입 자금 및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개인 재산"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김 의원의 자택 및 은행금고 등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등 최소 150만달러(한화 18억원 상당) 상당의 외화를 압수, 출처 및 합법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의원의 장남 정훈(44)씨 등 자녀들의 은행계좌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추적 작업을 벌이는 등 김 의원 비리 혐의와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2월 정훈씨가 전 태권도협회 전무 임모씨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자금을 입금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정훈씨가 "관련 회사 투자금으로 받은 돈"이라며 불법성을 부인한데다 정훈씨가 불가리아에서 체포되는 바람에 수사를 중단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자녀들의 계좌를 추적하는 것은 사실이나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자녀들에 대한) 수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각종 단체 자금 횡령뿐 아니라 은행금고에 보관중이던 외화의 조성 경위도 살펴봐야 하는 만큼 김 의원에 대한 소환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각종 범죄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수집되는 대로 연말쯤 김 의원을 소환,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김 의원이 올해 말과 내년 초의 국제 체육행사 일정 등을 이유로 출국금지 조치의 일시해제를 요청한다 해도 출금 해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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