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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의 "아름다운 손"/시계수리 자원봉사 강용배씨 헌 기증품 수백개 "새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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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의 "아름다운 손"/시계수리 자원봉사 강용배씨 헌 기증품 수백개 "새것처럼"

입력
2003.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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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중요하지만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17일 중고물품을 기증 받아 다시 판매하는 '아름다운 가게'에는 100여개의 '새 시계'가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 아름다운 가게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용배(50·사진)씨가 가게에 기증된 150여개의 중고시계를 한 달 전 넘겨받아 새것처럼 수리해 가져왔기 때문. 이런 식으로 이씨의 손을 거쳐 '신품'으로 단장돼 아름다운 가게에서 팔려간 시계는 지난 8개월간 무려 600여개. 매장 내 단연 최고 인기 코너로 자리잡았다.

이씨가 시계수리 자원봉사에 나선 이유는 지난 4월 기증된 대부분의 중고시계가 수리를 안 하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쁘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 16년 전부터 서울 암사동의 변두리 지역에서 조그만 귀금속점을 운영중인 이씨는 가게로 연락해서 시계의 깨진 유리나 줄 등을 고쳐서 반납했고 부품이 없는 시계는 직접 자비로 구입해 수리하기도 했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기부한 사람의 정성을 되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씨는 선천적으로 양쪽 다리가 불편해 목발에 의지해 생활하는 소아마비 2급 장애인. 하지만 1992년에는 전국 장애인 기술대회 시계수리직종에서 금상을 받는 등 30년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시계수리전문 기술자로 일해왔다. 이씨는 "시민들이 저처럼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칭찬받을 만큼 큰 일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가 내년에는 50여개로 늘어나 이씨는 앞으로 더욱 바빠질 전망이지만 봉사활동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이씨는 "연말에는 수리한 시계 이외에 개인적으로 '새것 같은' 100여개의 중고시계를 따로 마련해 기부할 것"이라며 자신도 적극적으로 기부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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