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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사자는 생존 못해" "선동열식 야구"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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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사자는 생존 못해" "선동열식 야구" 본색

입력
2003.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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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뭔가 다르다."'선동열식 야구'의 색깔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자 야구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지난 10월 우여곡절끝에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선동열(42)수석코치가 내년시즌에 대비해 삼성선수들에게 주문하는 키워드는 '변화'이다.

그는 "단순히 생각만 바뀌어서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 사고와 함께 행동도 변해야 적자생존의 프로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삼성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서글서글한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선코치의 이 같은 파격행보에 삼성선수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야구인들도 벌써부터 지도자로서 능력을 검증받는 무대인 내년시즌에 선코치의 '변화'의 바람이 몰고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 코치가 주문하는 '변화'라는 코드를 가장 먼저 엿볼 수 있는 것이 삼성선수들의 '몸무게와의 전쟁'이다.

선 코치는 선수들의 휴식기인 12월 '비활동 기간'중 개개인에게 맞춤형 자율훈련프로그램을 제시해주고 내년 1월7일 스프링캠프 합동훈련 첫날에 이를 몸무게로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선코치는 이미 "스프링캠프이전까지 신인, 고참을 불문하고 몸무게가 11월보다 1㎏ 늘어날 경우 벌금 100만원씩을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충실한 동계체력훈련이 곧 이듬해 시즌 성적과 직결된다는 선코치의 지론과 하나마쓰(50) 트레이닝 코치의 조언에 따라 이같은 특명을 내린 것이다.

시즌중에 선수단 내규를 어길 경우 벌금을 내는 경우는 많지만 비시즌중에 체력훈련을 등한시 했다는 이유로 금전적인 징계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타구단 선수들도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 코치가 '몸무게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선 또다른 이유는 선수단 '군기잡기'의 일환. 끈끈한 팀웍과는 거리가 먼 삼성선수단의 분위기를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놓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행동에 앞서 정신자세를 똑바로 갖추지 않으면 공든탑도 무너진다는 게 선 코치의 생각이다. 큰 목소리와 몸짓 한번 없이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선코치의 지도방식은 예상보다 성공적이라는 게 삼성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부 고참선수들은 선코치의 프로그램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10월20일부터 일본 돗토리현에서 열리고 있는 자율훈련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구단의 한관계자는 "에이스 임창용은 처음에는 자율훈련에 참가할 뜻이 없었으나 선코치의 속뜻을 파악하고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귀띔했다.

'국보급 투수'에서 '삼성 수석코치'로 변신한 선동열이 선수시절의 카리스마를 지도자로서도 재연, "역시 선동열은 다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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