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 백화점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날 뻔 했으나 직원들이 초기에 발견, 진화하는 바람에 큰 화를 모면했다. 21일 낮 12시께 서울 중구 소공동 L백화점 4층 직원용 계단에서 30대 남자가 시너로 보이는 휘발성 액체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나 연기를 본 백화점 직원들에 의해 바닥과 벽 등 10여㎡를 태운 뒤 5분만에 꺼졌다. 연기가 나자 일부 쇼핑객들은 서둘러 대피하느라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백화점 직원 김모(33)씨는 "매캐한 냄새가 나 복도로 나와보니 계단바닥과 벽에 불길이 피어올라 서둘러 직원들과 함께 소화기로 불을 껐다"고 말했다. 불이 난 직원용 계단은 일반 매장과는 분리돼 있고 조기진화돼 다행히 인명사고 등은 없었지만 일요일 점심시간대에 1,000∼1,500여명이 백화점에 몰려 있어서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10여분 뒤 같은 층 화장실에서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재가 났으나 곧바로 진화돼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폐쇄회로에 찍힌 170㎝내외의 키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으며 원한에 의한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퇴사자나 매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수사중이다. 또 대구지하철참사 때와 같은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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