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인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은 낙상(落傷)이다. 근력이나 균형감각이 떨어진 노인은 겨울에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져 다치기 십상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30% 정도가 낙상을 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이 다음 해 사고를 또 당하는 비율은 65∼70%나 된다. 특히 여성들은 낙상으로 인해 다치는 비율이 남성보다 2배나 많다.엉덩이관절 골절이 가장 많아
노인의 낙상은 바로 골절로 이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엉덩이 관절 골절(대퇴골 경부 골절)이 가장 많다. 엉덩이 관절 골절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90%나 된다. 단순히 뼈가 부러졌는데도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골절 자체보다는 골절로 인해 누워서 지내면 뇌졸중과 심장마비, 폐렴, 욕창, 영양실조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엉덩이 관절 골절은 부러진 부위에 따라 수술법이 다르다. 경부(勁部)가 부러진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갈아 끼워야 하며, 경부 아래 부위가 부러졌다면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하는 수술을 받는 게 좋다.
낙상은 또한 척추 압박골절을 일으키기도 한다. 척추가 주저앉는 압박골절은 2∼3주 통증이 심하나 차츰 감소하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방치하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고 만성 요통이 생긴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것은 대부분 척추 압박골절 때문이다. 치료는 주저앉은 척추 안에 인공 뼈를 주입하는 척추 성형술이 주로 시술되고 있는데 수술 후 1시간 이내에 바로 걸을 수 있다.
낙상할 때 손으로 땅을 짚으면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 손목 골절도 많이 발생한다. 손목 뼈가 어긋나지 않았다면 뼈를 맞춘 뒤 6∼8주간 정도 석고 고정을 해야 한다. 뼈가 많이 어긋난 경우엔 뼈를 맞춘 뒤 금속나사못 등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 예방하나
노인은 시력과 균형감각, 근력과 관절 유연성, 운동반응시간이 떨어져 잘 넘어진다. 따라서 평소 가벼운 운동을 습관화함으로써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넘어지더라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 또 수면제, 항우울제, 진정제 등 각종 약물은 중추신경 작용을 억제하거나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켜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약물 복용을 삼가야 한다.
낙상하기 쉬운 노인은 날씨가 춥더라도 너무 웅크리지 말고 앞을 바로 보고 걷도록 하며,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거나 지팡이를 짚는 것이 좋다.
낙상 예방에는 집안 환경도 중요하다. 화장실이나 노인이 주로 거처하는 방에 앉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닥에 깔판을 깐다든지, 끈끈한 슬리퍼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권대익기자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현우 교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조은병원 배장호 원장>도움말=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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