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이 테러용의자 구금 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아 조지 W 부시 정부에 타격을 안겼다.샌프란시스코의 제9 순회항소법원은 18일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된 테러용의자 660명에게 변호인 접견권과 미국의 사법 심판을 받을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2 대 1로 판결했다.
스티븐 라인하트 판사는 "미국의 사법권이 미치는 지역에서 외국인을 포함해 어느 수감자에 대해서든 정부가 사법절차에 호소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은 채 무기한 가둬둘 수 있는 무제한의 권한이 있다는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부시 정부는 이들 수감자가 테러 혐의로 해외에서 붙잡혔고, 외국 영토에 구금돼 있다는 이유로 소추나 재판 없이 무기한 수감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뉴욕 맨해튼의 제2 순회항소법원도 이른바 '더러운 폭탄'으로 미국에서 테러를 하려 한 혐의로 지난해 6월부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해군기지에 수감된 미국시민 호세 파디야를 30일 이내 군 수용시설에서 풀어주도록 명령했다.
부시 정부는 두 판결에 반발, 즉각 상고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제2순회 법원의 판결은 혼란스럽고 하자가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파디야 사건은 테러조직과 연계돼 미 국민을 해치기 위한 활동에 적극 가담한 사람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부시 정부의 대 테러 정책이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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