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잉그램 지음·박태선 옮김 휘슬러 발행·9,500원
깔끔한 그녀는 화장실에서 나올 때면 언제나 향기로운 비누로 손을 씻는다. 많은 남자들은 대부분의 여자가 이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19명 중 16명은 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없을 때에는 손을 씻지 않는다. 여성이라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라.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사람의 규범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한 연구 결과일 뿐이니까.
캐나다의 과학 칼럼니스트 제이 잉그램이 쓴 'TV를 켜라 빅뱅이 보인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쾌한 발상으로 해석한 과학에세이 모음집이다. 12년 간이나 CBC라디오의 인기과학 프로그램 '쿼크 앤 쿼크(Quirks And Quarks)'의 진행을 맡은 경력을 십분 활용해 어려운 과학이야기를 쉽게 풀어 놓았다.
만화와 야구, 커피, 눈 등을 소재로 물리학과 관련된 양상을 설명하고,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행동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화장실, 칵테일 파티, 비행기 좌석 팔걸이 등의 소품을 동원하는 식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는데 24개의 짜릿한 주제에 대한 과학적 실험과 분석을 통해 잉그램은 명쾌한 결론을 내리는 데 치중하기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디어 관련 서적으로 오해하기 십상인 책 제목은 아무것도 방영되지 않는 빈 TV 채널의 화면에 나타나는 광자를 통해 빅뱅의 존재를 입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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