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사장단 8명 전원이 18일 일괄사표를 제출했다.현대그룹은 이날 서울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현정은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고 그룹을 둘러싼 어려움을 일치 단결해 극복하겠다는 결의로 사장단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표를 제출한 사장단은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강명구 현대택배 회장, 김재수 경영전략팀 사장,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조규욱 현대증권 부회장, 장철순 현대상선 부회장,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등이다.
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국민기업화 이념은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체제를 강화하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특히 "필요하다면 사회적으로 명망있고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보강하겠다"고 밝혀 일부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올 연말과 내년 초에 각 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사장단에 대한 재신임을 물을 계획"이라면서 "재신임 전까지는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이번 결정은 KCC(금강고려화학) 등에서 제기하는 '가신그룹 책임론'을 정면 돌파해 KCC와의 경영권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CC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에 대해 재신임을 묻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이들 중 실제로 몇 명이 경질될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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