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장이 갈리게 되었다는 소식은 너무 어이가 없다. 무슨 큰 잘못이 있다고 취임 9개월 밖에 되지 않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또 바꾼다는 것인지, 이렇게 하고도 교육개혁을 입에 담을 수 있는 것인지, 교육이 이렇게 정치에 휘둘려도 좋은 것인지,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윤덕홍씨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갈등과 대입 수능시험 복수정답 파동 등 교육현안에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사교육비 문제 해결책과 교육개혁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채 현안문제에 끌려 다니며 9개월을 허송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경질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본인의 입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된 언급이 나오는 것은 더욱 실망스럽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포부를 펴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1년도 기다려주지 못한다면 너무 조급한 것 아닌가. 교육행정의 쇄신은 하루 아침에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관료조직보다 수구적인 특성을 가진 교육부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만 최소한 1년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계 사람들의 인식이다. 전교조 등 교원단체와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이 공동성명 형식으로 그의 경질을 반대한 것도 그런 뜻에서다.
올 봄 새 정권 출범 때 교육부총리만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앉히겠다면서 다른 각료보다 10여일 늦게 임명한 경위에 생각이 미치면, 윤 부총리 경질은 스스로 교육개혁 의지를 부정한 꼴이다. 문민정권 때에는 5년간 6명의 교육수장이 거쳐갔고, 국민의 정부 때에는 7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년도 못 되는 재임기간에 교육의 백년대계를 세우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충족시킬 수 없는 요구다. 이러니까 교육부 무용론 같은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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