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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女·性·만·담]자동차 조수석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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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女·性·만·담]자동차 조수석의 여인

입력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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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한적한 교외의 드라이브 길. 자동차 안에 남녀가 있다. 운전하는 남자 옆에 앉은 여자의 행동은 두 가지로 나뉜다. 남자와 대화를 나누든가, 잠을 자든가. 이 때 조수석에서 잠자는 여인은 부인이고 대화를 나누는 여인은 애인이라고 한다. 많은 부부가 동감하는 이야기다.결혼 전 특히 분위기 있는 한적한 길이라면 서로 할 말도 많고, 어떻게 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 후 상황은 이렇다. 열정이 식었고, 서로를 잘 알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가장 나쁜 것은 입만 열면 결국 싸움만 하는 경우다.

사랑에는 친밀감, 열정, 이성이라는 3가지 요소가 있다. 그런데 이 사랑의 구성 요소들은 운명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할 수 있는 것이다.

열정이란 젊은이만의 전유물로 여기기 쉽다. 과연 그럴까. 의학적으로 성적 에너지의 원천은 남녀 모두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다. 나이는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호르몬은 조절이 가능하다. 테스토스테론을 알기 쉽게 남성호르몬이라 통칭하는데 이는 지극히 성차별적인 발상의 하나이다.

여성에게서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 양은 물론 남성보다 적지만 성적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실제로 여성이 40대에 접어들면 20대의 절반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테스토스테론의 절반은 난소에서 분비되는데 난소종양 등 이유로 난소를 적출한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부족하여 열정이 식었다면 적절한 치료로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친밀감은 대화로 성취될 수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무뚝뚝하다고 한다. 물론 속으로는 정이 참 많으면서 남자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관습 때문 표현을 안 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여자는 겉으로 표현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성교란 영어로 ‘fuck’이 아니라 ‘talk’임을 명심해야 한다.

성에 관해 얘기하기 쑥스럽다거나 말을 한해도 서로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설픈 몸짓, 표정은 때로 오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직설적인 말로 자기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자, 이번 주말 자동차 여행을 떠납시다. 그리고 운전자와 함께 모든 동반자는 반드시 깨어 있읍시다.

/조수현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성상담ㆍ치료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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