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전이 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하나은행 등 3파전 양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로 LG카드와 LG투자증권 인수 의사를 밝혔고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이덕훈 우리은행장과 인수를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 하나은행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LG카드 실사결과 부실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적은 4조2,264억원으로 나타남에 따라 조만간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산업은행, "해결사 역할 하겠다"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LG카드 정상화를 위해 최후의 보루 또는 해결사 역할을 할 방침"이라며 "단독으로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지만 자금여력이 없는 다른 은행이 산업은행의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31일까지 최종 인수협상대상자가 선정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 기업가치를 올린 후 국내외 금융기관에 재매각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LG카드와 LG증권의 자산가치를 고려했을 때 인수자금 1조원은 괜찮은 가격이라는 상업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카드 정상화에 주력하느라 LG카드 인수에 여력이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이날 인수 가능성을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회사 차원의 증권과 투신 부문 역량강화를 위해 LG카드와 LG증권이 인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특히 LG카드의 부실규모가 당초 예상한 4조5,000억원보다 적은 4조2,264억원으로 나타나 조만간 투자제안서 제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공식적으로 LG카드 인수 방침을 부인한 상태.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LG카드 실사결과가 어떻든 현재로서는 단독이든 컨소시엄 형태이든 인수할 계획이 없다"며 "이 달 말 예정된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은행 내부에서도 "LG카드 주가가 더 떨어지면 인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어 결국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 총재도 "하나은행이 지주회사로 가려면 증권과 카드로 덩치를 늘려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LG카드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 부실규모 4조2,264억원, 순자산손실액 3조2,402억원
한편 LG카드에 대한 삼정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순자산손실액이 3조2,402억원에 달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은 이날 LG카드의 10월말 현재 자산에 대한 실사를 벌인 결과 추가 충당금 소요액은 4조2,264억원에 이르는 반면 장부상 순자산가액은 9,862억원에 불과해 순자산손실액이 3조2,402억원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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