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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드라마 "천생연분" 황신혜/"젊은 남편 바람기는 맞바람으로 잡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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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드라마 "천생연분" 황신혜/"젊은 남편 바람기는 맞바람으로 잡아야죠"

입력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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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나는 봉 잡았다'를 외치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평생 그런 심정으로 살기 힘든 것이 결혼 생활. 짝이 된 것만으로 그렇게 감격스럽던 남편 혹은 아내가 점점 자신을 옥죄는 답답한 굴레가 되어 가는 게 현실이다.1월 1일, 2004년의 시작과 함께 막이 오르는 MBC 드라마 '천생연분'(연출 최용원 극본 예랑)은 결혼이 시작되고 또 변질돼 가는 과정을 통해 결혼의 진실한 의미를 찾는 이야기다. '위기의 남자'(MBC) 이후 1년 6개월 여 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미는 황신혜(40)는 한마디로 "젊은 남자 만나 봉 잡았다고 좋아했다가 된통 당하는 여자"역을 맡았다. "서른여섯 노처녀 종희역이에요. 한 때는 빼어난 미모로 수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지만 나이 들어 가니 외롭죠. 바로 그 때 다섯살이나 어리고 잘 생긴 남자(안재욱)를 만나 결혼에 성공하고 기뻐하지만, 가시밭길의 시작이에요."

결혼식 장면. 종희의 친구들은 "참 능력 있다" "너 정말 땡 잡았다" 부러움에 가득 찬 눈길을 보낸다. 결혼 후에도 남편을 끌고 자꾸만 어디로 외출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보내는 질투어린 시선에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은 날로 아줌마가 되어 가고 어린 남편은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난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남편은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까지 낸다.

실제로도 3세 연하의 남편과 살고 있는 황신혜. "나이 차이요? 사실 사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남들은 '여자가 나이가 더 많대'라고 수군거리지만 부부 관계에는 별 영향이 없어요." 나이차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긴장감이라는 것이 황신혜의 생각이다. "저는 결혼하고 나서 더 부지런해졌어요. 예뻐지려고 더 노력하구요. 여자는 결혼하고 또 출산하면 생활이 나태해지고 망가지잖아요. 그래서 더 관리를 해요. 미용실도 더 자주 가고." 하지만 드라마 속 종희는 실제 황신혜와는 다른 모습이다. 결혼 후 미용실 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머리카락은 노란 고무줄로 질끈 동여 매고 염색도 집에서 한다. 시장 가서는 악착같이 물건값을 깎다 싸움까지 난다.

이 드라마에서 "미우나 고우나 내 짝이 천생연분"임을 깨닫는 계기는 '바람'이다. 바람난 남편에 대응해 극 중 황신혜는 다시 미모를 가꾸고 자아실현에 매진, 그리고 맞바람을 피워댄다. 그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은 새삼 "내 마누라가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싶다. 바람이 조각난 결혼생활을 이어 붙이는 장치라는 점이 흥미롭다.

결혼한 여자의 바람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연인' '위기의 남자' 등 드라마에서 바람 난 역을 워낙 많이 해서 많이 생각해 봤어요. 사실 사랑에 빠지는 건 누구한테나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일 아닌가요"라고 다소 의외의 반응을 보였던 그는 '큼…' 헛기침을 크게 한 차례 한 후 말을 이었다. "결혼 후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그렇다면 죽을 만큼 힘들 것 같거든요."

짧게 자른 앞머리 덕에 마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어려보이는 그는 "기본적으로 드라마가 젊고 명랑한 분위기라서 어떻게 하면 더 어려 보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오래 쉬어서 저는 건전지로 치면 완전 충전 상태에요. 얼마나 귀여운 아줌마로 등장할 지 기대해 주세요."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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