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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새 비디오 & 꿩 대신 닭-터미네이터 3 vs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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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새 비디오 & 꿩 대신 닭-터미네이터 3 vs 터미네이터

입력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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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위에서 벌이는 창싸움을 21세기 버전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터미네이터 3’(Terminator 3 : Rise of the Machines)은 대형 크레인과 소형 밴을 탄 남·녀 사이보그가 죽음의 카레이싱을 벌이는 장면으로 승부를 거는 SF 액션물이다. 미래의 해방군 사령관을 보호하러 온 T_800(아놀드 슈워제네거)과, 이들을 제거하러 온 여전사 T_X(크리스티나 로켄)가 벌이는 타이틀 매치는 꽤나 육중하다.운전대를 잡은 T_X와, 크레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T_800이 도로를 누비며 달려가는 구급차를 부수고 가로등을 휩쓸며 도로변 건물을 무너뜨리는 장면은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운데 가장 거칠고 시원한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촬영을 위해 만든 1km의 4차선 도로는 철저하게 박살난다. 덕분에 2편에 비해 제작비가 2배 가량인 1억9,000만달러로 늘어났다.

‘터미네이터 2’ 의 12년만의 후속편은 1, 2편을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치밀한 드라마와 신기술을 넘어서기보다는 그동안 나온 에피소드를 반복하고 유머와 뱀파이어 같은 악녀 코드를 곁들이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러나 두 살인기계의 파괴력 넘치는 액션 장면은 꽤 볼만하다.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15세가.

미래 해방군 지도자를 낳게 될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를 제거하기 위해 찾아간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해방군에서 보낸 전사 사이에도 역시 죽음의 카레이스가 벌어진다. 역시 해방군은 소형 밴을 애용하고, 터미네이터는 대형 유조차량으로 밴을 위협한다. 지금 보면 긴박감을 조성하는 음악은 촌스럽기까지 하고, 터미네이터의 파괴력은 19년 후의 무지막지한 힘에 비하면 왜소하기까지 하다.

1984년, 오스트리아 출신 보디빌더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코난’으로 겨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갓 서른에 연출작이라고는 ‘죠스’ 아류작 정도가 고작이었으며 여전사 린다 해밀턴은 후에 남편이 될 카메론 감독의 도움으로 주연을 딴 늦깎이 배우였다. ‘터미네이터’에 훗날의 2·3편이 지닌 세련됨을 요구하는 건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엔 엄청난 힘이 넘친다. 코너라는 이름의 전화번호부를 찢어 코너라는 이름이면 무조건 죽이고 다니는 초반부부터 위력적이다. 손님 바지에 음식을 엎지르곤 하는 서툰 여종업원 사라 코너가 여전사로 변신하는 과정,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터미네이터의 공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The Terminator.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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