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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대 성악과 전성시대/"연기·춤실력도 노래 뺨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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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대 성악과 전성시대/"연기·춤실력도 노래 뺨치네"

입력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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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 뮤지컬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역인 롯데 역을 맡은 김소현(28), 내년 1월14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킹앤 아이'에서 룬타 역을 맡은 류정한(32), 텁팀 역을 맡은 이혜경(32), 19일부터 공연하는 '넌센스 잼보리'에서 버질 신부 역을 맡은 서태화(36)의 공통점은?답은 성악과 출신이다. 최근 뮤지컬에서는 성악과 출신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전에도 성악과 출신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성공을 계기로 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배우들이 '오페라의 유령' 4인방인 윤영석, 류정한, 이혜경, 김소현이다. 윤영석은 주인공인 팬텀 역으로, 류정한은 라울 역, 이혜경과 김소현은 크리스틴 역으로 열연했다. 윤영석은 추계예대, 류정한과 김소현은 서울대, 이혜경은 성신여대 성악과 출신이다.

500대 1의 경쟁을 뚫고 발탁된 이들은 현재 우리나라 뮤지컬의 중심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으로 뮤지컬에 출연한 윤영석과 김소현은 이를 기회로 주역급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고, 아직 신진이던 류정한과 이혜경은 정상급 뮤지컬 배우로 뛰어 올랐다.

윤영석은 올해 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했고, 31일에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뮤지컬 콘서트 '굿바이 2003! 송(送) 파티'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류정한은 '넌센스 잼보리' 초연에서 버질 신부 역을 맡았다. 이혜경도 '사운드 오브 뮤직' 등 많은 뮤지컬에서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 김소현은 올해 최고의 흥행 뮤지컬 중 하나인 '그리스'의 주인공으로 활약해 록 뮤지컬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이밖에 한양대 성악과 출신인 서태화는 원래 '친구'의 모범생 역으로 알려진 영화배우지만 뮤지컬에도 애착을 보이고 있다. 기존 성악과 출신 배우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중견 배우 박해미는 내년 1월25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그룹 '아바'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에 주인공 도나 역으로 나온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크리스마스 캐롤'에서도 성악과 출신 배우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도전도 활발하다. 내년 8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오디션도 고전적 분위기 때문인지 성악과 출신이 많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오디션에 참가한 성악과 졸업생 이모(25·여)씨는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몰래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학교 분위기 때문에 아직까지 드러내놓고 뮤지컬 배우가 될 준비를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류정한씨는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뮤지컬 한다고 하면 선생님 눈 밖에 나기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성악과에 다니고 있는 임모(27)씨는 "요즘 학교에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고,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귀띔한다.

성악과 출신의 강점은 안정된 발성. 거기에 학교에서 오페라를 통해 훈련 받은 기본 연기도 남들보다는 유리하다. 하지만 중견 뮤지컬 배우 박철호씨는 "뮤지컬 배우는 연기, 춤, 노래 3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며 "성악과, 무용과 출신 배우들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춤 등을 보강한다면 앞으로 있을 많은 뮤지컬에서 '오페라의 유령' 4인방 이후 새로운 성악과 출신 스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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