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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러 유학 한국학생의 "억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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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러 유학 한국학생의 "억울한 죽음"

입력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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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민족우호대학(우데엔) 기숙사 화재로 숨진 한국 유학생 고(故) 전영선(19)양의 유해가 18일 국내로 운구된다. 전양은 지난달 24일 밤 기숙사 306호에서 베트남 친구와 잠을 자다 변을 당했으나 러시아 경찰 당국이 착오를 일으키는 바람에 시신 확인이 늦어졌다.전양의 사촌오빠 전재균(33)씨는 17일 "현장을 육안으로 보니 화재 경보기도 없고 방문은 실내에서 열쇠로 열고 나와야 했다"며 "소방차는 사고현장에 1시간30분만에 도착, 창문으로 뛰어내린 학생들은 동상으로 사망하기도 했다"고 울먹였다. 러시아 당국은 시신확인 과정에서 DNA 검사 등을 통해 전양 여부를 최종 확인해 달라는 유가족측 요청에 '2∼3개월이 걸린다'고 차갑게 답했고 확인작업이 마무리된 뒤에는 고작 10만루블(320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한다고 통보했다.

전씨는 "어처구니 없는 시신 수습과정도 그렇고 보상금 문제도 승복할 수 없었는데 한국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대응은 전무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해 3월 러시아로 떠나 어학 공부를 하다 올 10월 우데엔에 등록한 전양은 2세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도 재혼으로 가정을 떠나 친언니 (23)와 함께 큰아버지댁에서 자랐다. 12세 때 친어머니처럼 대했던 큰어머니마저 교통사고로 숨지자 전양은 고교 졸업후 오빠 전씨의 권유로 러시아행을 택했다. 그리고 11월24일 학교생활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한줌의 재로 스러졌다. 전씨는 "동생이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고 해 기숙사에 등록시켰다"며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줄 알았다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전양의 유해는 18일(한국 시각) 큰아버지(62)와 함께 한국에 도착해 어머니나 다름 없었던 큰어머니의 유해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에 안장된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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