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15일 실시되는 17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 김충환(한나라당) 서울 강동구청장, 김동일(민주당) 서울 중구청장, 원혜영(열린우리당) 부천시장, 임영호(자민련) 대전 동구청장 등 12명이 17일 사퇴했다. 이들은 '단체장은 선거일 120일전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이날 물러났다. 해당 지역의 단체장 보궐선거는 내년 6월10일 실시될 예정이다.총선 출마 단체장은 당초 6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임기가 2년6개월 남은 상황에서 사퇴하면 행정공백이 초래되고, 책임행정이 실종된다는 비판 여론과 경선 부담감 때문에 상당수가 불출마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려됐던 대규모 지방행정 공백사태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체장 출신 후보들은 주민접촉 빈도 및 인지도가 높고 각 정당이 표적 공천한 케이스여서 현역 의원과 예측불허의 대접전이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사람은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원에 도전장을 낸 김충환 구청장. 김 구청장은 이 의원의 서울대 정치학과 12년 후배. 두 사람은 10년 이상 동지이자 명콤비로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해 왔지만 7월 이 의원의 탈당 이후 경쟁자로 입장이 바뀌었다.
정치적 동반자였던 우리당 정대철 의원과 김동일 구청장의 대결도 눈길을 끈다. 정 의원은 선친인 고 정일형 전 의원(8선) 때부터 부자가 중구에서 13선을 한 토박이지만 김 구청장도 93년 관선 구청장을 지낸 후 내리 3선을 한 실력자여서 민주당이 일찌감치 대항마로 점찍었다.
충청권 단체장 4명은 자민련이 재기를 위해 차출한 케이스다. 임영호 동구청장은 한나라당으로 옮긴 이양희 의원과 일전을 벌이고, 이병영 유성구청장과 오희중 대덕구청장, 김낙성 당진군수는 우리당 송석찬, 김원웅, 송영진 의원과 자웅을 겨룬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원혜영 시장은 후단협 출신 반노(反盧)파인 민주당 최선영 의원과 맞붙고 한나라당 김선기 평택시장과 이시종 충주시장은 우리당의 정장선, 이원성 의원에 도전한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는 전국구로 분류되지만 창원 을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와 빅매치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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