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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 정재일 "눈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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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 정재일 "눈물꽃"

입력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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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의 음악을 듣고 난 후 어떤 사람은 "천재라고 그렇게 난리더니 뭐가 천재적이라는 거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도대체 어떤 음악인지 한 번 들어나 보자"라며 시니컬한 자세로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기어이 흠을 찾아내려 애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범인들은 '천재'라는 말 자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마련이다.최근 쇼케이스를 통해 첫번째 앨범 '눈물꽃'을 발표한 스물 한살의 정재일에게 천재라는 말은 익숙하면서도 또 거리가 먼 말이기도 하다. 그는 세살 부터 피아노를 쳤고, 아홉살에 기타를 잡았으며 열두살 때 이미 20대 형들과 밴드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세살 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다섯살에 소곡을 다섯살에 미뉴에트를 배우고 여덟살에 교향곡을 작곡했다는 모차르트의 전기에서 주인공만 바꾼 듯 하다.

그의 천재성은 어쩌면 범인들이 확대 재생산한 것일 수도 있다. 천재 한 명쯤은 어디나 필요한 법이다. 어떤 악기든지 하루만 만지면 완벽하게 배운다, 다루는 악기가 50개가 넘는다는 등 소문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천재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를 천재라 하는 것은 그의 현재를 평하는 말이라기보다는 그의 미래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그의 음악은 진지함이 결여된 가벼운 음악이 판을 치는 가요계에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은 천재라는 말이 도리어 그에게 해가 될까 걱정한다. 어린 나이에 능력을 인정 받고 주변의 칭송을 받은 탓에 과욕을 부리거나 혹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내팽개치지 않을까 우려한다. "천재를 만드는 것은 높은 지성도 상상력도 아니고, 둘 다 합한 것도 아니다. 오로지 사랑만이 천재의 생명이다." 그래서 모차르트가 했다는 이 말을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해 주고 싶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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