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테아로아(Aotearoa).'길고 하얀 구름이 있는 땅'이라는 뜻의 뉴질랜드 원주민의 말이다. 오클랜드 공항에 내리니 과연 그랬다. 높고 푸른 하늘에 예쁘고 하얀 구름이 떠간다. 뉴질랜드의 관광 슬로건'100% Pure New Zealand(100% 청정 자연의 나라)'를 실감한다. 영화'반지의 제왕'촬영장소로 최근 유명세를 얻은 뉴질랜드 하면 보통 키위, 마오리족, 번지점프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진정한 본질은 맑은 자연이다. 지금 뉴질랜드는 여름이다. 작열하는 태양을 받으며 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겨울의 찬바람 속에 있는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강한 유혹이다.오클랜드
오클랜드를 뉴질랜드의 수도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수도는 웰링턴이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로 교통, 경제, 문화의 중심이다. 뉴질랜드 인구의 4분의 1을 넘는 120만명이 산다.
오클랜드는 또'요트의 도시(City of Sails)'로 불린다. 전세계에서 1인당 요트 소유율이 가장 높다. 주말이 되면 바다로 향하는 도로에는 자동차 뒤에 요트를 매달고 차량으로 붐빈다. 요트들로 체증을 이루고 있는 바다의 풍경은 어느 나라에서든 보기 드문 풍경이다.
에덴동산
에덴동산은 오클랜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낭만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지만 높이는 196m로, 우리나라 남산보다도 훨씬 낮다. 옛날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성채인 파스(PAS)가 있었던 곳이다. 약 3,000여명의 마오리족이 살았다고 한다. 오클랜드항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정상에서 들이켜는 상쾌한 공기는 그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순수 그 자체이다.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을 바라보며 밀애를 나눈다. 아담과 이브가 따로 없다.
미션 베이
오클랜드 시내 중심에서 10여분 거리에 미션 베이가 있다. 남태평양의 파란 파도가 잔잔하게 밀려드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산책로가 나 있다. 40여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오클랜드의 작은 명물과 명소를 만날 수 있다. 그 중 오클랜드 박물관은 뉴질랜드의 과거사를 잘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디스커버리 센터가 기다리고 있다. 미션 베이에서는 많은 현지인들이 산책과 롤러브레이드, 조깅, 발리볼, 축구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긴다. 여름에는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고 식사와 한 잔의 커피로 한가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오클랜드 브릿지 클라이밍
'엘리베이터를 타고 교각 위 전망대나 보고 오겠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클랜드 브릿지에 가면 오산이다. 직접 다리를 기어오른다. '번지점프도 했는데 뭘'하고 스스로 마음을 잡으려 해도 사실 겁이 난다. 총길이가 1,020m이고 가장 높은 곳은 67m이다.
이곳에서 지급되는 장비들은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것들 같다. 각종 안전장비와 무전기와 이어폰 거기에 자일까지. 다리 밑과 옆에 설치된 철제보도를 통해 다리의 중앙까지 나아간 뒤 아치형 구조물 정상에 오르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지나가는 차량들과 저 아래 작은 사람들과 멀리 보이는 요트 선착장, 푸른 바다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요트의 모습들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오클랜드 브릿지 클라이밍은 지난해 말 선보인 것으로 호주의 시드니 하버 브릿지가 원조. 다리 중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 연중무휴로 즐길 수 있으며, 야간등반(?)도 가능하다고 한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 마타마타(Matamata)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영화 '반지의 제왕'최종편이 전 세계적으로 오늘(17일) 개봉한다. 뉴질랜드는 이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그 중 오클랜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마타마타이다. 자동차로 농장지대인 와이카토 평원을 지나면 마타마타이다.
마타마타까지 가는 길에서는 사람의 모습보다는 꿈틀거리는 양떼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뉴질랜드에는 사람보다 양떼가 더 많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역시'낙농업의 나라'다.
마타마타는 인구 1만2,000명 정도의 농촌지역이다.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시골 정착촌 모습이다. 마을 외곽에 영화 속의 호빗마을이 된 개인농가가 있다. 이 농가는 생생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촬영 1년 전부터 농장에 채소와 꽃을 가꾸었다. 그래서 농장의 분위기가 영화 속에 잘 스며들었다고 한다.
안내를 해준 현지인 가이드는 영화의 감흥을 되살리기 위해 마타마타의 팜 스테이(Farm Stay·농장숙박)를 권한다.
와이토모 동굴(Waitomo Cave)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 와이토모 동굴이다. 광대한 지하 동굴 속에서 붉고 푸른빛을 발산하는 반딧불이가 찬란한 '별밤'을 연출한다. 오클랜드에서 차로 3시간 남짓(약 234㎞) 걸린다.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많은 종류의 종유동굴이 있는데 이곳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의 독특한 빛과 결합돼 유명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동굴로 걸어들어가 15명이 탈 수 있는 나룻배로 옮긴다. 동굴속에 설치한 밧줄을 잡아당겨 약 10여분을 더 들어간다. 칠흑 같은 어둠.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동굴의 천장을 올려본다.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화려하게 펼쳐진 반딧불이의 향연은 황홀할 정도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나오면 뉴질랜드의 상징 중 하나인 고사리숲을 만날 수 있다. 공룡이 사라진 주라기 공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별한 동굴 관광을 위한 'Black Water Rafting'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4시간 가까이 이루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자일을 이용한 동굴 바닥까지의 하강, 동굴 속 계곡을 로프에 의지해 건너기, 검은색 튜브에 의지해 3시간 가까이 거친 물살을 헤치는 래프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성훈 가야여행사 대표
● 뉴질랜드 여행법
뉴질랜드는 영국 연방으로 북섬과 남섬 등 2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약 27만㎢로 남한의 3배 가까이 되지만 인구는 360만여명으로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백인이 82%, 원주민(마오리족)이 9.2%, 폴리네시안이 2.9%다.
대한항공이 오클랜드로 1주일에 직항으로 3회, 피지의 수도 난디를 경유하여 3회 운항하고 있으며, 아시아나 항공은 호주 시드니를 경유해 오클랜드로 매일 운항한다. 직항의 경우 소요시간은 11시간 25분. 뉴질랜드달러는 1달러당 한화 750원 정도.
여행객은 3개월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뉴질랜드가 한국보다 4시간 빨라 시차 적응에 큰 무리가 없다.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려면 아무 공중전화나 들고 0009-82(한국통신) 또는 000-983(데이콤)을 누르면 한국 교환원과 통화할 수 있다. 수신자부담 서비스가 가능하다.
양모 제품이 저렴해 인기. 녹용은 한국 관광객이 빠뜨리지 않고 구입하는 품목이다. 청정 자연에서 생산된 꿀과 프로폴리스, 국제적으로 이름이 높은 뉴질랜드산 와인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선물이다. 고추장, 컵라면, 소주 등 가공된 식품의 반입이 가능하다. 뉴질랜드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7-9282, www.newzealand.com/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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