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사진) 씨는 16일 "남도 북도 가지고 있지 않은 30%의 영역이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며, 그 공간을 생산적으로 만드는 것이 내가 해온 일"이라며 '경계인'으로 불리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송씨는 이날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최근 김지하 시인이 자신의 저서 '생명철학'을 보내줬는데 그 내용 중에 '틈'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이 잘 나와 있어 기뻤다"며 "중간이 가지고 있는 생산성에 대해 생각해야 하며 '틈, 중간, 사이'라는 영역을 인정하지 않고는 21세기를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과 북은 서로 알지 못하는 30%의 생산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고, 그 공간에서 내가 일해왔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송씨는 또 주체사상의 한계를 지적했다. 송씨는 "독일에서 주체사상에 대해 '자폐적 한계'를 느껴 북한의 학자들에게 유럽의 사상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며 "91년 김일성 대학에서 주체사상의 '긍정적 야만성, 자폐증적 야만성'을 비판하는 강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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