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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前 말聯총리/"IMF방식 따른 외자유치로 한국, 경제통제력 상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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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前 말聯총리/"IMF방식 따른 외자유치로 한국, 경제통제력 상실 위험"

입력
2003.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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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16일 "한국 경제는 19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 자본에 의해) 경제 발전의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재벌 구조가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동아시아포럼(EAF) 참석차 14일 방한한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날 지난해 총리 퇴임 후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예의 거침없는 어법으로 경제 발전에서의 '아시아적 가치'의 유용성을 옹호하고 미국 등 서구 강대국의 세계화나 예방전쟁 개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말레이시아는 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한 한국과 다른 길을 걸었다. 6년이 지난 현재 양국을 비교하면.

"양국은 구조적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경제 규모가 작고 산업 구조나 금융기반이 약해 외국 자본의 소유권을 용인하면 쉽게 외국 자본에 장악, 통제됐었다. 또 우리는 다민족·다인종 사회로 여기서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의 통제도 힘들었다. 말레이시아 상황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룩이스트(look east)정책'의 모델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는데.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모델로 남아있다. 다만, 모델은 옳은 것만 따오는 것이 아니라 반면(反面)교사의 측면도 있다. 중국은 경제만 개방하고 정치는 폐쇄적이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경제 발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중국의 특징이자 (한·일과의) 큰 차이점이다."

―서구에서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적 가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아시아적 가치는 아시아 경제의 회복과 산업화의 중요한 동인이다. 금융위기는 생산보다 외환 매매 시세 차익을 추구하는 서구의 가치에서 기인한다."

―세계화를 거부하고 개발독재주의를 옹호한다는 비판이 있다.

"세계화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능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불평등한 착취 구조로서의 개방을 반대한다. 말레이시아처럼 서구를 뒤쫓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많은 규제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가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서구도 과거에는 지금 말레이시아보다 덜 민주주의적이었다."

―동북아와 동남아를 아우르자는 동아시아포럼의 의의는.

"동북아와 달리 동남아는 아세안(ASEAN)이라는 지역적·제도적 협력체가 존재한다. 최근 한·중·일이 개별적으로 아세안에 접근하는 경향인데 궁극적으로 '아세안+3'가 하나의 지역적 협력체를 이룰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 정부의 '동북아 중심 국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일본과의 경쟁이 예상되지만 한국 정부의 능력과 추진력에 달려 있다. 항만, 통신, 보험 등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최신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시아의 지도자로서 북한 문제에 대한 구상은.

"고립보다는 건설적인 포용을 통해 북한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의 근원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초강대국(미국)이 말하는 예방전쟁은 대안이 아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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