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자란 긴 수염에 초췌한 얼굴. 이라크 티크리트 인근의 한 평 남짓한 구덩이에서 생포된 사담 후세인의 모습은 그가 과연 24년간 철권통치로 군림했던 지도자였는지 의심케 만들었다. 지난 몇 달 동안의 반미 저항세력이 과연 그의 지휘를 받았는지, 대량살상 무기의 비밀을 털어놓을지 등 세계의 이목은 그에게 집중돼 있다.EBS가 17일 오후 10시 긴급 편성한 시사다큐멘터리 '사담 후세인 그는 누구인가'(연출 권혁미)는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올해 초 영국 BBC에서 방송한 '역사로부터의 경고'를 바탕으로 만든 이 다큐는 국내 이라크 관계 전문가 등의 인터뷰를 집어 넣어 새롭게 편집한 것이다.
'후세인, 이라크 그리고 미국'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다큐는 사담 후세인의 생애와 정치인으로서의 행적, 그리고 그의 통치시기를 거쳐 미국과 이라크의 외교관계가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살핀다. "이란-이라크전 때만 해도 후세인은 서방과 친한 독재자였다"는 전 이라크 당국자의 증언은 그의 삶이 단순히 이라크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웅변해준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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