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6일 문병욱(文丙旭·구속) 썬앤문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초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와 관련, 당시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세청에 전화를 해주도록 노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安熙正·구속)씨에게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중이다.★관련기사 A4면
검찰은 이날 수감중인 안씨를 불러 실제 노 대통령에게 청탁을 전달했는지를 추궁했다. 검찰은 일부 국세청 직원들이 "당시 손영래(孫永來) 국세청장이 노 후보의 전화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통화기록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손 전 청장이 지난해 민주당 P의원의 부탁으로 문씨와 김성래(金成來·여·구속) 전 부회장을 만난 사실을 밝혀내고 P의원의 금품수수 여부도 수사중이다.
이와 관련,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국세청장이 지방청 과장에게 직접 감액을 지시한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수사가 손 전 청장의 세금감액 지시 과정에 노 대통령측과 정치권의 압력이 있었는지에 집중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손 전 청장은 "노 후보측의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감세 지시 혐의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함께 문 회장이 부산출신 정치인 S씨 등에게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를 정치권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편 썬앤문 1차 조사를 맡았던 서울지검측은 "김 전 부회장이 '안씨에게 거액이 전달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혀, 검찰이 안씨의 추가금품 수수를 조사중인 사실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날 손 전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구속 여부는 17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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