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LG카드 사태 해결을 위해 LG카드와 LG투자증권을 동시에 매각키로 함에 따라 두 금융계열사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과 LG그룹은 두 회사 모두 이달 말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가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1주당 1원에, 계열사 지분은 시가에 인수토록 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17일 8개 채권은행에 두 회사 인수를 위한 투자참여요청서를 발송, 최소 1조원 이상의 최고가격을 제시한 은행을 최종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카드·증권 특수관계인 株 1원에 인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6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LG그룹의 금융업 포기 LG카드 계열분리 후 계열사들이 8,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금융계열사 매각 방안 등을 골자로 한 'LG카드 정상화를 위한 확약서'를 제출했다. LG그룹은 확약서에서 금융업 포기를 선언하고 "LG카드와 LG증권 등 자회사 주식에 대한 처분권 및 의결권 등 모든 권한을 우리은행에 위임한다"고 밝혔다.
확약서에 따르면 LG그룹은 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카드와 LG증권 주식은 1주당 1원에,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은 인수금융회사가 시가에 인수토록 우선권을 줄 방침이다. 또한 채권단은 구 회장이 채권단에 담보로 맡긴 (주)LG 지분 5.46%는 LG카드와 LG증권 매각과 계열사의 8,000억원 지원 등을 완료한 후 돌려주기로 했다.
현재 인수 대상자는 채권단 내에서 하나, 우리, 산업은행 등 4∼5개 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LG카드와 LG증권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단독 인수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내년 초 1조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투입, 두 회사를 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나은행도 LG카드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단독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도 "두 금융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 실무진이 인수여부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컨소시엄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각 채권은행간 견제 때문에 실제 컨소시엄 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감자 없다"
우리은행 이종휘 경영기획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카드와 LG투자증권의 매각 절차, 채권단의 출자전환 계획 등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인수대상자로 선정된 은행은 1월7일과 1월26일에 각각 5,000억원씩의 유동성 지원을 한 뒤 이 금액을 출자전환토록 했다"며 "이에 따라 내년 초 LG카드에 투입되는 신규자금 규모는 인수대상자의 1조원과 계열사의 8,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LG카드와 LG증권 매각을 위해 17일 8개 채권은행에 투자참여 요청서를 발송한 뒤 20∼27일 각 채권은행의 LG카드 실사를 위해 LG카드에 데이터 룸을 설치할 계획이다.
최종우선협상대상자는 31일 선정되며 이날 양해각서(MOU)도 체결된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당초 예정대로 LG카드 기존 지원금 1조2,000억원 중 1조원을 내년 초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한편 채권단은 LG카드에 대한 증자와 출자전환시 LG그룹 대주주는 물론 외국계 대주주인 템플턴 자산운용(11.35%)과 캐피털그룹(11.03%), 소액주주 지분에 대한 감자는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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