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생포 후 이라크 저항세력의 동향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저항세력의 공격 강도 변화는 각국의 파병을 이끌어 내려는 미국의 입지와 향후 이라크의 정치 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항 강도가 급격히 약화하면 미국은 병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라크의 정치일정을 의도대로 끌어갈 수 있는 전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후세인 체포가 발표된 14일부터 이틀동안 바그다드에서 차량 자살폭탄 테러 등 4차례의 공격이 발생한 점으로 미루어 사태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라크 주둔 미 지상군 사령관 리카르도 산체스 중장은 14일 "저항세력의 완전한 공격 중단은 기대하지 않지만 이라크는 보다 안전한 환경에 근접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다국적군 파병국들도 장기적으로는 저항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는 후세인이 실질적으로 저항세력을 지휘해 왔는지 여부를 떠나 그가 가졌던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후세인 충성파들이 세 결집의 구심점과 체제 회복의 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함에 따라 조직적 저항을 펼치기는 불가능해졌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전문가와 외신은 비관적인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는 14일 저항세력의 다양한 구성을 고려할 때 후세인 생포가 가져올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후세인의 출신 종족인 수니파 및 바트당 잔당, 극단적 이슬람 세력, 알 카에다 조직, 범죄 세력 중 수니파와 바트당 잔당을 제외하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또 후세인 충성파가 앞으로 몇 주 간 강력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7월 22일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가 미군에 사살된 뒤 저항이 더욱 강력해진 사실을 환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안보 싱크탱크 '글로벌 시규어리티'는 수니파와 시아파간 갈등이 심화해 이라크가 격렬한 종파분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후세인 생포에 고무된 시아파가 정국 주도에 나서면서 내전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BBC 방송은 후세인 생포가 미군에 유리한 사회심리를 조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트당의 심리가 위축되고 이라크 국민도 후세인의 부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없어짐에 따라 미국에 협조적으로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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