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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KOSPI=COSBI"는 수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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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KOSPI=COSBI"는 수확기

입력
200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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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업계에서 오랫 동안 기다려온 것들이 있다. 증시에 몸을 담은 이상 이런 세상을 보기 전에 지쳐 떠난다면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잡초들과 씨름 하다가 결국은 수확을 보지 못하고 떠나는 농부의 안타까운 입장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증시, 즉 KOSPI의 수확기는 언제일까? 그 조건들을 'KOSPI=COSBI'로 풀어 보자.먼저 C는 채권국(Creditor Country)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다른 후진국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남의 돈을 빌려다 살림을 꾸려온 채무국(Debtor Country)이었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보다 많은 순채권국이 되었다. 향후에도 경상수지의 지속적인 흑자를 바탕으로 외환보유액 증가 현상은 더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O는 한자릿수 금리(One Digit Interest)를 말한다. 이론적으로 주가는 금리에 반비례한다는 것이 배당할인 모형의 결론이다. 90년대까지 고금리 상황에서 한 자릿수 금리 예측이 신문에 날 정도의 희망사항이었다면, 지금 한 자릿수 금리는 이미 현실로 자리잡고 있다.

S는 기업의 자금 잉여(Surplus of Corporate Cashflow)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기업은 항상 자금부족 섹터였으며, 기업 자금부문의 주 역할은 부채관리에 치중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이후 기업들이 고부채 구조에서 탈피해가면서 점점 더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서서히 자금이 남아돌기 시작하고 있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경제에 호황이 올 경우 기업부문은 급격한 자금 잉여 상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B는 베이비 붐 세대의 파워(Baby Boomer Power)를 일컫는다. 90년대 말 미국 증시의 강세를 이끈 것은 베이비 붐 세대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쟁 이후 55년에서 65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는 전후 경제의 역동적 성장을 몸소 경험하며 자라난 세대들로 누구보다 증권시장의 다이너미즘(역동성)을 믿고 있다. 이들이 경제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증시는 보다 우호적인 지지층을 얻게 될 것이다. 마지막 I는 기관투자가(Institutional Investor)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지금 우리 증시에서 기관 투자자의 역할은 점점 더 줄어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은 무척 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대표 종목들을 독차지하면서 매물 부족 현상까지 걱정이 되고 있는 형편이다. 앞으로도 든든한 수요 기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위 조건들을 처음 생각한 95년에는 이중 상당 부분이 희망사항일 뿐 현실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어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다만 일반 투자자들이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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