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생포에 가장 기뻐할 사람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다.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체포작전에 걸었던 기대는 그가 작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시각각으로 상황 보고를 받았던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생포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여론을 반전시킬 결정적인 기회를 잡게 됐다. 종전 이후 미군 150명과 우방국 민간인들의 사망으로 초래된 정치적 곤경을 탈피할 수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지만, 정작 후세인은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에 시달려 왔다. 더욱이 후세인이 전쟁 전부터 게릴라전을 준비했다는 추측과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자 미국의 군사적 능력과 정보능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저항의 실질적, 정신적 구심점이 없어짐에 따라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강도도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의 하나를 확실히 제거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업적을 내세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후세인 생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 장기적으로는 역풍으로 작용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저항세력의 공격과 미군 피해가 계속될 경우 미국인의 환호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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