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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어디에 썼나/한 "지구당별 1억 안팎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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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어디에 썼나/한 "지구당별 1억 안팎 지원"

입력
200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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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2일 지난 해 대선 당시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불법 대선자금 규모가 490억원이라고 처음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제를 달아 "다른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자금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한나라당은 불법 대선자금을 어디에 얼마나 썼을까. 이 총장은 용처에 대해 "전액 선거 자금으로 썼다. 남은 돈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 총장은 구체적인 내역을 밝히지 않아 "이회창 전 후보의 후원회인 '부국팀' 등 사조직으로 상당액이 흘러갔으며, 잔액도 적지 않을 것"이란 당 안팎의 의구심을 풀어주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 3명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목소리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중앙당에서 지구당별로 1억원 안팎의 현금을 서너차례 나눠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권오을 의원도 이날 CBS 인터뷰에서 대선 기간 1억3,000만원을 지원 받았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한 의원은 "선거 운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도지부로부터 '실탄을 수령하라'는 전화를 받고 3,000만원을 받는 등 대선기간 1억원 가량을 중앙당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서 너 차례 모두 직접 도지부로 가서 밀봉된 쇼핑백을 받아 왔는데 열어보니 100만원 현금 뭉치가 20개, 30개씩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의원도 "당시 중앙당사와 떨어져 있던 서울시지부 사무실로 가서 3,000만원씩 세 번 정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돈을 수령하러 서울시지부로 갔을 때 다른 의원들도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며 "어떤 의원은 운전기사 없이 직접 운전해 돈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의원은 "도지부장을 만나서 직접 돈을 받았다"며 "지구당 조직책들을 동원하는 실탄으로 대부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227개 지구당에 1억원 정도씩 뿌려졌다면 한나라당으로 유입된 500억원의 절반 가량이 지구당에 내려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러면 나머지 절반이 어디로 갔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선 "이회창 후보 선대위의 전위부대로 꼽히던 직능특위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자문위와 분야별 8개 위원회, 그 산하의 33개 위원회로 구성된 특위는 규모에 비춰 상당액의 운영비가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직능특위가 얼마나 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은 나오고 있지 않다. 다만 "당 공식조직과 별도로 움직이던 이 전 총재의 후원회 회원들이 지구당 당원들에게 10만원이 든 봉투를 돌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수도권의 한 의원이 증언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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