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독감' 공포가 미국을 휩쓸고 있다.독감은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인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에서부터 콜로라도, 텍사스, 네바다,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워싱턴, 아이다호, 아칸소, 테네시, 펜실베이니아주에 이르기까지 중·북부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번 독감은 예년보다 일찍 12월 초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어린이 20여명이 숨졌다. 성인도 상당수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 당국과 언론들은 독감 예방 수칙과 치료법 및 대처요령을 집중 홍보하고 있으나 독감의 위력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USA 투데이, 워싱턴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은 연일 '독감 공포'를 커버 스토리나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독감 광풍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병원마다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이 바닥이 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CDC는 유럽에서 백신을 수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백신이 이번 독감을 완벽하게 예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각국 보건 당국은 그 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2, 3종류를 선별해 백신을 만드는데 이번 독감은 예상치 못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독감은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특히 치명적이지만 텍사스주의 경우 임산부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댈러스의 산부인과 전문 파크랜드 병원의 진 쉐필드 박사는 "임신 중기나 말기에 독감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임산부는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