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와 강원 철원군. 흔히 ‘전방’이라고 한다. 한반도를 둘로 나눈 휴전선과 가깝다. 수많은 이 땅의 젊은이들이 피와 땀을 흘렸고 지금도 흘리는 곳이다. 그런 분위기 탓에 관광지로는 부각되지 않았다.그러나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으며 주변의 빼어난 관광자원이 눈을 끌기 시작했다. 이곳 여행은 아름다운 경관과 분단의 아픔을 동시에 느끼는 여정이다. 게다가 이맘 때에는 보너스가 있다. 철원 평야에 가득 내려앉은 철새들이다. 생명의 경이까지 경험하는 종합 패키지 여행이다. 간단한 산행에 온천욕까지 보탠다면 더 바랄 게 없다.
▶ 준비
1박은 포천시 일동 혹은 이동면 인근에서, 2박은 철원군 동송읍이나 고석정 인근에서 한다. 일동면에는 온천지구가 있어 온천욕을 할 수 있고, 이동면에는 푸짐하고 맛있는 먹거리인 이동갈비가 있다. 온천지구와 이동갈비촌이 가까워 두 가지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이동면에는 백운계곡 인근에 숙박업소가 밀집해 있다. 포천관광호텔(031-534-0591)이 비교적 규모가 크고 산수모텔(535-7510) 뉴월드타운(531-6747) 도평파크(536-4075) 나이아가라모텔(535-0164) 등의 장급 여관도 많다. 일동 온천지구에는 일동사이판(031-536-2000) 일동하와이(536-5000) 일동용암천(536-4600) 등의 온천장이 있다. 군사지역이어서 주말엔 면회객과 외박 장병으로 붐빈다. 금요일 밤이라면 방이 넉넉하다.
2박의 숙소는 예약이 필수. 철원의 동송읍에 철원관광호텔(033-455-1234) 그랜드파크(455-0383) 금강장(452-7796) 삼부연호텔(452-5884) 등이 있다.
겨울 추위가 매섭다. 잘 챙겨 입어야 한다.
▶ 출발(금요일 오후 6시)
포천시 이동면으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 퇴계원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진접-내촌-베어스타운 등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일동면과 이동면이 차례로 나온다. 정체가 없다면 퇴계원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두번째 길은 의정부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송우리-포천읍을 거쳐 성동검문소까지 간 뒤 우회전, 영평천을 따라 난 길을 타고 가면 일동면과 이동면에 닿는다. 온천욕을 한 뒤 숙소에 차를 세우면 이동갈비를 먹으며 이동의 또 하나의 명물인 이동막걸리를 곁들일 수 잇다.
▶ 호수와 산(토요일 오전 7시)
바쁜 날이다. 일찍 서두른다. 철원군의 산정호수로 간다. 김일성 별장이 있는 아름다운 호수이다. 이동면 도평리 뉴월드호텔 뒤로 샛길 78번 지방도로가 나 있다. 여우고개라는 험한 고개를 넘으면 바로 산정호수이다. 아름다운 산이 호수를 에두르고 있다. 명성산이다. 바위봉우리의 험한 산이지만 옆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험하지 않다. 억새평원인 삼각봉까지 올랐다가 자인사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3시간 정도 걸린다. 자인사 하산길은 가파른 돌길이다. 제대로 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산정호수 관광지구는 음식점도 많고 온천도 있다. 온천욕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 점심 식사를 하면 오전 일정 끝.
▶ 아름다운 경관과 절집(오후 1시)
철원군의 경승과 문화재를 돌아보는 순서. 우선 지도를 보며 둘러봐야 할 장소를 체크하고 길을 잡는다. 산정호수에서 포천시 영북면 운천리로 나가서 43번 국도를 타고 갈말(신철원)읍으로 간다. 갈말읍에서부터 새 여행이 시작된다. 삼부연폭포-고석정과 한탄강-직탕폭포-도피안사-노동당사의 순서가 적당하다.
임꺽정이 떨어져 죽었다는 고석정은 한탄강의 바위 절경. 협곡의 일종인 한탄강의 기암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도 있다. 도피안사는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절이다. 국보 제63호인 철조비로사나불좌상과 보물 제223호인 삼층석탑이 있다. 아담하지만 기상이 출중한 절집이다.
▶ 철책이 가로놓여도 철새는 날아오고(일요일 오전 8시30분)
안보관광과 철새탐사를 동시에 한다. 제2땅굴, 철의삼각전망대, 월정리역 등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의 안보 관광지는 허가를 받아 단체로 들어가야 한다. 오전 9시30분, 10시30분, 오후 1시, 2시 등 하루 4차례 출발한다. 고석정 철의삼각전적관(033-455-3129) 2층에 접수실이 있다. 출발 20분 전까지 신청서를 작성해 접수하면 된다. 승리전망대에 오르려면 전망대 입구(접수처 450-5900)에서 신청하면 된다.
철새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제2땅굴 가는 길의 토교저수지, 도피안사 옆의 학저수지, 아이스크림고지 옆의 샘통 등이 유명하다.
가급적 오전에 여행일정을 마치고 귀가하는 것이 좋다. 오후에는 장병 면회객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서울로 진입하는 도로가 주차장이 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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