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만 10일까지 13조2,406억원을 순매수, 사상 최대규모의 '사자'에 나서 거래비중을 지난 해보다 3.9% 포인트 높은 15.39%로 끌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기관과 개인은 각각 9조7,680억원, 5조4,405억원을 순매도, 거래비중도 전년 보다 4% 포인트 낮은 81.46%에 머물렀다.1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이 같은 순매수 규모는 1995년 1조3,179억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순매수 규모를 합칠 경우 올 들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4조2,03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순매수를 업종별로 보면 종이·목제를 제외한 전 업종을 순매수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4조1,513억원)와 인수·합병(M&A) 재료가 있었던 금융업(2조3,034억원), 조선·해운주 등이 포함된 운수장비(1조9,151억원) 등에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또 업종대표 우량주에 집중된 매수 성향에 따라 외국인은 삼성 등 10대 그룹주 순매수에 전체 순매수액 의 절반 수준(48.5%)인 6조4,258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지난해 매수우위에서 매도우위로 전환, 개인 매매비중은 지난해 71.79%에서 65.79%로 급감했다.
특히 기관과 개인은 외국인이 주로 순매수한 업종을 큰 규모로 매도했다. 기관은 전기전자를 3조3,000억원 가량 순매도했고, 금융업(-1조1,000억원), 운수장비(-1조4,000억원) 등도 많이 팔았다. 개인 역시 전기전자업종을 1조9,000억원, 금융업과 운수장비업종을 각각 4,000억원과 8,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종목을 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2조2,169억원), LG전자(8,351억원), 삼성전자 1우(6,951억원), 한국전력(5,475억원), 한미은행(4,585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했고, 이들 종목의 연초대비 주가 등락률도 21∼83%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기(3,406억원), 삼성증권(3,036억원), 현대건설(2,749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에 나섰으나 이들 종목의 주가는 연초 대비 14∼44% 하락했다. 기관은 하나은행(1,994억원), KCC(852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매 타이밍도 수익률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인 만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보유주식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결국 외국인 순매수 종목들이 대부분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도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별다른 재미를 보지는 못한 해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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