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와 용도에 맞춘 카펫은 실용성과 멋을 겸비한 소품이다.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기하학 무늬의 카펫은 흰색과 검정으로 된 깔끔한 인테리어와 잘 어울린다. 거실에는 편안한 베이지색을, 부부 침실에는 털이 긴 포근한 카펫을, 아이방에는 두꺼우면서 털이 잘 빠지지 않는 제품이 적합하다.매서운 바람이 창 틈으로 몰아치는 계절. 아무리 난방온도를 높이고 옷을 껴입어도 손발이 시린듯한 느낌은 떠나지 않는다. 일터와 학교에서 고된 하루를 마치고 총총걸음으로 귀가하는 가족을 위해 포근한 카펫 한 장을 준비하자. 비싼 제품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제품이라도 집안 분위기나 용도와 맞기만 하면 실용성과 멋을 겸비한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LG데코빌 범승규 선임 디자이너는 “공간에 어울리는 카펫 한 장은 집안 분위기를 확 살아나게 한다”며 “맨발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으로 기분을 좋게할 뿐 아니라 발바닥을 자연스럽게 자극해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공간에 맞는 디자인 골라야
온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거실은 편안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이 핵심. 요즘 아파트 거실은 대개 원목이므로 고동색이나 베이지 계열의 카펫이 가장 무난하다. 20평 미만의 아파트에는 무늬가 없는 것이 잘 어울리고 거실이 넓다면 잔잔한 문양이 들어간 카펫이 보기 좋다. 많은 사람의 발길이 오가는 곳이므로 흰색이나 아이보리 등 때가 쉽게 타는 색상은 피한다.
부부만의 공간인 침실은 개성을 살린 과감한 디자인이 어떨가. 파일(fileㆍ카펫 털) 길이가 길수록 포근한 느낌이 난다. 최근 유행하는 벨벳이나 퍼(furㆍ부드러운 털) 소재의 카펫을 침대 옆에 붙여 깔면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할 수 있다. 쿠션이나 티슈 케이스 등 비슷한 소재의 다른 소품 몇 개를 곁들여 포인트를 주면 더욱 좋다.
뛰어놀며 바닥을 쉽게 더럽히는 아이가 있으면 카펫은 사실 부담스럽다. 그러나 넘어졌을 때의 충격이나 쿵쿵거리는 발소리를 줄여주고 아이의 정서에 좋다는 장점은 카펫의 몫. 아이를 위한 카펫을 고를 때는 털이 잘 빠지지 않는지 가장 눈 여겨 봐야 한다. 또한 파일이 길지 않더라도 두께가 두꺼워 소음을 잘 흡수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브러시로 잘 빗어준 후 청소기를 돌리면 먼지와 잔털을 확실히 제거, 아이의 기관지를 보호할 수 있다.
현관ㆍ베란다에는 러그로 포인트
바닥에 까는 직물을 통칭하는 카펫 중에 상대적으로 작고 얇은 것을 일컫는 러그(rug). 깔개 뿐 아니라 무릎 덮개, 벽장식 등으로 폭 넓게 사용할 수 있어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러그는 카펫보다 가격도 싸다.
집안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현관은 자칫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신발들로 어수선하기 쉬운 어두운 공간. 재미있는 무늬의 러그를 입구에 깔아 포인트를 주며 경쾌하게 연출해보자. 신발을 벗고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의 포근한 감촉이 가족과 손님을 편안하게 맞는다.
죽은 공간이 되기 쉬운 베란다에도 파스텔 색상의 러그를 깔아주면 타일의 차가운 느낌을 줄여 시각적 온도를 높일 수 있다. 주부가 오랜 시간을 보내는 부엌에는 싱크대 길이와 맞춘 기다란 형태의 러그가 어울린다. 여러 색상과 문양이 들어간 화려한 것이 오히려 깔끔해 보이고 물이 많이 튀는 곳이므로 쉽게 빨 수 있는 면소재가 적당하다.
인테리어 스타일별 연출법
클래식, 로맨틱, 모던…. 180도 다른 집안 분위기에 따라 맞는 카펫은 따로 있다. 빅토리안 풍의 가죽소파와 테이블이 자리잡은 고전적인 앤틱 스타일의 거실이라면 화려한 페르시안 풍의 카펫이 어울린다.
흰색과 검정의 심플한 스타일로 집안을 꾸몄다면 대담한 기하학적 무늬의 카펫에 도전해보자. 신혼부부의 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대적인 금속 가구도 과감한 패턴의 카펫과 잘 어울린다. 자잘한 무늬보다는 크고 굵은 문양이 실내를 넓어보이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인기몰이를 할 것으로 보이는 ‘쉐비 시크(shabby chic)’ 스타일. 기존 앤틱의 무거운 느낌을 덜어낸 로맨틱한 ‘쉐비 시크’는 페인트가 벗겨진듯한 가구나 무늬결이 살아있는 원목으로 대표된다. 퀼트 느낌을 주는 선명한 색상의 카펫이나 러그로 전원적인 분위기를 살리자. 작고 얇은 러그는 바닥 깔개 뿐 아니라 의자 등받이나 벽걸이, 침대 덮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용도 아이템이다.
■새것처럼 유지하는 세탁·보관법
카펫과 러그의 가장 큰 단점은 먼지가 많이 낀다는 것. 매일 청소기로 청소해 줘야 잔털이 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햇볕이 좋은 날에는 카펫의 앞뒤를 교대로 두드려 말려준다. 한 달에 한 번은 물 한동이에 중성 세제를 2컵 정도 섞어 헝겊에 적신 후 카펫을 닦는다. 따뜻한 물을 적신 천으로 다시 한번 닦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바짝 말리면 새것처럼 된다.
카펫을 보관할 때는 털 있는 면이 안쪽으로 향하도록 돌돌 만 후 비닐을 씌워 보관한다. 긴 종이로 파이프를 만들어 가운데 집어 넣고 말면 모양이 오래도록 유지돼 다음 해에도 별다른 손질없이 쓸 수 있다. 세워서 보관하면 아래가 눌려 모양이 변하므로 눕혀두고 한 달에 한번 꼴로 위치를 조금씩 바꿔준다. 보관 전 방충제를 뿌리고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끼워두면 습기 방지에 효과적이다.
/사진제공=LG데코빌 ‘공간사랑’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