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란 회교 혁명 이후 국교가 단절돼왔던 이란과 이집트가 24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국교정상화를 향한 중대한 발판을 마련했다.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정보기술 포럼에 참석 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10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관계 발전이 중동 안정과 이슬람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AFP 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회담 후 무바라크 대통령은 "양국의 관계는 정상적이다"고 말했고, 하타미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양국 관계 증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모하마드 압타히 이란 부통령은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정상화의 거보가 될 것"이라고 말해 국교 정상화가 멀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슬람권 강국인 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관계정상화 움직임을 가속화한다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이라크 전후 처리 등 중동지역 현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국교단절은 이란 회교 혁명 직후 이란에서 쫓겨난 샤 팔레비 전 국왕에게 이집트가 망명처를 제공하면서부터였다.
반미 성향의 혁명세력이 집권한 이란은 친미 성향을 띠고 있던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 중재한 이―팔간 중동 평화협상(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이슬람권에 대한 배신행위로 간주, 국교를 끊어버렸다. 이후 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집트가 이라크 편에 서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란은 특히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되자 암살범 할레드 이슬람불리를 기리기 위해 테헤란 한 거리를 그의 이름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 이후 이란 온건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양국 관계는 해빙 무드를 타기 시작, 양국은 상대국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하는 한편 외무장관 회담을 수 차례 갖고 국교정상화를 위한 물밑작업을 지속해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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