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적 상징은 변강쇠와 옹녀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처럼 남녀 생식기는 명기(名器)여야 하고 밤새도록 몸부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어떤 것이 명기이며 한번의 행위가 얼마나 지속되어야 하는가. 반드시 코피를 쏟아야 하는 것인가?성기에 대한 집착은 일부 성기를 늘리거나 축소하는 일로 이어진다. 남성은 각종 보형물이나 주사제 등으로 ‘성기 키우기’에 집착하며, 중년 여성들은 속칭 ‘이쁜이 수술’을 통해 산후 늘어진 질을 축소하곤 한다. 그러나 과연 과연 효과가 있을까?
남녀의 생식기는 참으로 오묘하다. 남성의 페니스는 발기하였을 때 얼마나 신축성 있게 커지는가. 신체의 다른 부위가 불과 수초 만에 페니스처럼 커진다면 아마 파열될 것이다.
여성의 질 또한 손가락 하나만 간신히 수용하는가 하면 태아를 분만할 때는 얼마나 신축성 있게 팽창하는가. 여성의 질은 길이가 8~9㎝이나 바깥쪽 3분의1만 예민하기 때문에 3~4㎝만 있어도 성적 만족이 충분하다. 즉 남성도 발기하여 5㎝만 되어도 훌륭하게 성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성기를 늘리고 축소하는 ‘무늬만 변강쇠, 옹녀’가 있는 것이다.
정력에 좋다는 희한한 동식물 섭취는 ‘돈 낭비하면서 몸까지 버리는’일에 다름아니다. 성적 에너지란 과연 무엇인가. 생리적으로는 남녀 모두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성적 에너지의 원천은 결국 사랑이다. 성행위는 두 무릎 사이로 하는 것이 아니고 두 귀 사이로 하는 것이다. 남녀의 무릎에 피멍이 들어야만 좋은 것이 아니고 듣고,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것이야 말고 몸과 마음의 희열이다.
신혼 초 자신들이 왜 포르노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가 걱정하는 부부가 있을지도 모른다. 남성은 성기가 초라하지 않은지, 부인은 왜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가 걱정하는 경우다. 불필요한 걱정은 불안감을 초래하고 결국 성욕장애, 발기장애, 여성의 성교통으로 이어진다. 이 경험은 머리 속에 남아 악순환을 낳는다.
사람에 따라 식사량과 식성이 다르지만 밥을 매일 먹듯 부부간의 성생활도 부부의 연이 있을 때까지 평생 지속된다. 신혼부부는 성적으로 미숙한 남녀가 만났으니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된다. 서두르지 말고 두 사람에게만 적합한 질과 양을 서서히 개발해야 한다. 결코 몇 번의 시행착오 때문에 무늬만 변강쇠 옹녀가 되려 해선 안 된다.
조수현 한양대병원산부인과 성상담·치료 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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