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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협조" 거듭 반복/崔대표, 昌과 절연수순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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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협조" 거듭 반복/崔대표, 昌과 절연수순 들어가나

입력
2003.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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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단식 농성을 풀고 입원한 지 7일만인 11일 당사에 출근했다. 최 대표는 당무에 복귀한 첫날을 무척 바쁘게 보냈다. 홍사덕 총무, 이재오 사무총장 등 핵심관계자와 조찬회의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상임운영위, 운영위 회의를 주재했고, 상임운영위원들과 점심도 함께 했다. 그는 특유의 다변으로 종일 대선자금 정국에 대한 대처방안을 쏟아냈다.그의 일성은 "전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이었다. "필요하다면 나도 검찰에 출두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상임운영위 회의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다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기본적 도리"라면서 "아무런 숨김없이 모든 게 밝혀지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조'라는 단어는 이날 회의에서 여러 차례 반복됐다.

그는 물론 "공정성을 잃으면 수사가 아니라 야당 탄압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검찰 수사의 편파성을 성토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방점은 여전히 '전적 협조'에 찍힌다. 대선자금 특검 추진 등으로 무리하게 정면 대응할 의도도, 이회창 전 총재를 보호할 뜻도 없어 보인다. LG에 이어 삼성의 자금 등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최 대표가 정국대응 방향의 물꼬를 돌려버린 셈이다.

최 대표의 거침없는 모습은 "아는 게 없다","검찰 수사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주저 주저하는 이 전 총재측 입장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결국 "다 털고 나서려는데 '후보'(이 전 총재)는 뭐하는거냐"는 시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당 주변에선 "최대표가 이 전 총재에 대한 압박을 넘어 절연(絶緣)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 상황 을 흘러가는 대로만 둬도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문제를 이 전 총재에 사실상 떠넘긴 최 대표는 내 주부터 물갈이 등 당 개혁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물밑에서 총선준비위 인선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립각을 그리는 서청원 전 대표와의 갈등도 점차 날이 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날 서 전대표를 향해 '헛소리' 등 격한 발언을 내뱉었던 최 대표는 이날 회의서는 "현 집행부에 속해 있는 분은 물론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는 분들도 서로 말을 자제하고 단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전대표를 향해 "더 이상 딴지를 걸 때는 좌시 않겠다" 고 경고를 발한 것으로 들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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