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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통장 무용론 분양가격 속속 인하 대형평형 인기 시들/분양시장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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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통장 무용론 분양가격 속속 인하 대형평형 인기 시들/분양시장이 달라졌다

입력
200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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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대책'을 정점으로 아파트 시장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분양시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가수요가 사라진 분양시장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강남 분양시장도 잇따른 미분양·미계약에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 시장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참여 업체들이 분양가를 스스로 낮추는 현상은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다.분양가 인하 확산

서울 강남권에서조차 미분양·미계약이 속출하면서 주택업체들의 분양가 인상도 멎었다. 내림폭이 크진 않지만 업계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고 있다.

10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11차 동시분양에서도 16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개 사업장이 당초 서울시 발표보다 최고 7.0% 정도 분양가를 인하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분양가 인하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불패' 신화 깨져

수백대 1의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던 서울 강남권이 1순위 청약접수에도 미달되는 사태는 불과 2달 전만 하더라도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황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보유세 중과 등의 조치가 내려지면서 강남 청약 가수요도 완전히 사라졌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던 강남 주상복합 프리미엄도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엔 '무P'(프리미엄이 없는) 주상복합이 등장했으며, 일부 주상복합은 분양가보다 분양권이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다.

가수요 사라져…1순위 마감은 옛말

1순위 마감은 옛말이 됐다. 2∼3순위에서 마감되는 단지가 늘었으며 순위 내 미분양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동시분양은 대부분 1순위 접수에서 마감돼 한때 1순위 청약 통장이 프리미엄까지 붙어 암암리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10·29 대책 후로는 3순위 접수에서도 마감하지 못하는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1순위 통장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대책의 여파로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자금여력이 없거나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단타성 투자자들도 사라졌다.

가수자들이 사라지면서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늘었다.

양극화 현상 두드러져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역세권 단지나 대규모 단지, 중소형 평형들은 상대적으로 일찍 청약이 마감되는 데 비해 50평형대 이상의 대형평형은 미달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분양가 차이도 크게 벌어져 같은 구 내에 분양되는 아파트라도 단지별, 동별 분양가 차이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 평형 수요가 많은 강남구나 서초구, 용산구 등지는 소형과 대형간 평당 분양가 차이가 무려 2배 이상 나기도 한다.

같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평형과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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