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 새로운 업무환경에 적응하며 겪는 스트레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근무 중 정신분열증이 발생했다 해도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기는 힘들다는 판결이 나왔다.1994년 대학졸업 후 L산전에 입사한 A(35)씨는 뛰어난 영어실력과 성실함에도 불구, 강한 자존심과 내성적 성격 탓에 건설현장에 함께 배치된 상사들과 갈등을 빚었다. 상사들은 독선적인 업무운영 방식으로 부하 직원들을 몰아세우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직원들도 자주 충돌했다.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하청업체 인부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입사 후 11개월이 지나자 A씨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고, 동료들과 사소한 일로 다투기 시작했다. 진단결과 '상사에 대한 적개심, 동료에 대한 피해의식' 등 정신분열 증상이 감지돼 입사 2년 만에 퇴직하고 말았다.
최씨는 근로복지공단이 자신의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정태학 판사는 10일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신입사원에게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불가피하며 상사들이 특별히 원고를 괴롭히려 했던 것은 아닌 점 등으로 볼 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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