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무예'(武藝)라는 말을 쓴다. 정말 이 말처럼 무술이 정말 단순한 기술의 경지를 뛰어 넘어 예술의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을까? 우리 전통춤과 무술을 결합해 만든 '무무'(武舞)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그런 궁금증이 든다.마셜 아트 퍼포먼스(Martial Art Performance)라는 이름이 붙은 '무무'는 보기 전까지는 어떤 내용인지 알기 어려운 공연이다. 창, 검, 봉, 쌍절곤을 쓰는 네 명의 무술인과 여성 무용수들이 번갈아 벌이는 춤판. 이 정도로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무술인 네 명은 차례차례 등장해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동작을 음악에 맞춰 보여준다. 그리고 목으로 철봉 구부리기, 팔뚝으로 대고(大鼓) 끌기, 진검으로 사람 배위에 올려 놓은 사과 자르기 등의 차력 기술을 선보인다. 이 사이 사이에 여성 무용수들이 등장해 경쾌하고 호방한 전통 무용을 선보인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뒤쪽에 걸린 흰 천에 매란국죽의 사군자가 그려진다. 무술과 차력에 초점을 맞춰서인지 스토리는 단순하다. "우주에서 에너지가 생성되고 다시 결합되는 '순환의 법칙'을 하나의 이미지로 형상화 했다"는 게 안무를 맡은 국립무용단 단원 우재현씨의 설명이다.
'무무'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의 성격이 강하다. 서양 사람들이 동양무술을 신비하고 경이로운 것으로 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저급 문화로 치부되던 차력에 예술성을 가미해 훌륭한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보려는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단선적 스토리 구조에 변화를 주는 게 필요할 듯하다. 공연은 17∼19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열린다. (02) 6377―1444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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