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골퍼 벤 호건은 "골프는 두가지 다른 게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퍼팅은 골프라는 게임 안에 있는 또 하나의 게임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설명이다. 실제로 라운드 도중 멋진 드라이브 샷과 어프로치 샷을 해놓고도 퍼팅미스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퍼팅 만큼 스코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플레이어의 심리상태에 따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드물다. 퍼팅은 골프 스코어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사정이 이런데도 퍼팅연습에 더 많은 땀과 주의를 투자하는 아마추어골퍼들을 보기란 쉽지 않다.퍼팅 테크닉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경사읽기와 스트로크, 그리고 거리감이다. 먼저 경사(라이)읽기.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골퍼들은 경사를 충분히 계산하는 데 실패한다. 모든 퍼트의 85%는 볼이 홀을 지나치거나 홀인하지 못한 채 그 앞에서 옆으로 흘러버린다는 통계가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볼은 (퍼팅이 지나치게 강한 경우를 제외하면) 골퍼 자신이 실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휘어지는 경우가 많다. 볼이 휘어지는 정도를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평균 4∼6배 더 감안해서 퍼트를 하라는 충고도 결코 과장된 조언이 아니다.
경사를 제대로 읽어야만 스피드 조절도 쉬워진다. 경사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을 경우 본능적으로 볼을 목표선대로 보내기 위해 강하게 스크로크하기 마련이다. 결과는 부정적이다. 특히 빠른 그린에서는 경사를 최대한 감안해야 부드러운 스트로크를 기대할 수 있다.
종국적으로는 경사와 스트로크의 세기를 조화시키는 것이 과제다. 볼이 얼마나 많이 휘는지의 정도는 항상 퍼팅의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볼은 세게 칠수록 덜 휘어지고 부드럽게 칠수록 더 많이 크게 휘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그린의 경사를 정확하게 읽는 것은 프로골퍼들에게도 어려운 과제다. 다음과 같은 이미지 훈련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큰 양동이 속의 물을 그린 위로 쏟아버린다고 상상해보자. 그 물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겠는가. 바로 그 길이 볼이 휘어 구르는 방향이다.
이때 TV는 몰라도 그린에서 '완전평면'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배수 때문에 보통 매 3m마다 최소 1㎝의 경사가 만들어진다. 지형에 기울기가 없어도 근처에 물이나 깊은 해저드가 있으면 그 쪽을 향해 볼이 돌아가기도 한다. 잔디가 물이 있는 방향으로 누워있기 때문이다. 퍼팅하려는 방향에 큰 산이 있으면 내리막 지형이라도 볼의 느려지기도 하고, 퍼팅하려는 방향의 반대쪽에 산이 있으면 볼의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도 감안해야 한다.
/임영석·잭 니클라우스 골프센터&아카데미 리드 인스트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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