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9일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선 당시 5대그룹으로부터 각각 수십억∼200억원의 불법자금을 모금한 단서를 잡고 조사중이다. ★관련기사 A3면검찰은 이날 5대그룹 중 SK 100억원에 이어 LG가 150억원의 불법 자금을 한나라당에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밖에 삼성이 100억원 이상, 현대자동차와 롯데는 각 50억∼100억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한나라당에 제공한 혐의에 대해 수사중이며, SK에서 추가로 100억원이 더 건너간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5대그룹으로부터 받은 불법자금은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날 LG로부터 150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인 서정우(徐廷友) 변호사를 구속했다. 서 변호사는 지난해 11월22일 오후 8시40분께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LG 구조조정본부 이모 상무로부터 현금 150억원을 실은 화물탑차를 넘겨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유식(姜庾植) LG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초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강압적인 분위기로 추가 정치자금을 요구해, 100억원 가량은 더 줘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서 변호사에게 준 돈은 구본무(具本茂) 회장 등 대주주들이 지주회사 설립 및 상속 문제 해결을 위해 갹출해 놓은 돈"이라는 LG측 주장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갹출금의 출처와 규모를 조사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병일(金炳一) 롯데그룹 경영관리본부 사장, 신동인(辛東仁) 롯데호텔 사장 등 롯데 최고위급 임원 2명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김 사장 등을 조사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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