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2개월 연속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며 바닥권을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할인점 매출이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백화점 매출도 감소세가 크게 둔화해 희미하나마 소비 회복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9일 통계청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68.4로 전달(62.7)보다 5.7포인트 올랐다.
소비자평가지수는 지난해 9월 97.2를 기록하며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진 후 올 9월 59.9로 저점을 찍을 때까지 계속 악화하다 두 달째 소폭 개선 추세를 보인 것이다.
소비심리 2개월 연속 소폭 회복
6개월 후의 경기와 소비지출을 전망하는 소비자기대지수도 94.6으로 전달(91.5)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90.4로 전달(84.1)에 비해 6.3포인트나 늘었다.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도 98.8로 전달(96.3)에 비해 올랐으며,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는 지난 5월(100.0) 이후 처음 100을 넘어선 100.9를 기록해 향후 소비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고소득자의 기대감은 커지는 반면 저소득자의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등 계층간 소득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월소득 3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기대지수는 101.6으로 전달(100.3)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치를 넘어섰고 250만원 이상 계층(97.6)도 소비심리가 크게 회복됐지만, 월소득 100만원 미만은 여전히 80대 중반에 그치는 등 소득 계층별 편차가 컸다.
전신애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소비심리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나, 지수가 여전히 기준치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본격 회복 내년 2분기 이후나 가능
이처럼 소비자 체감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11월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증가하며 5월(0.6%) 이후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형 할인점의 세일행사로 식품(8.5%), 가정·생활용품(7.5%), 스포츠용품(6.9%)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매출은 6.0% 줄어 마이너스 행진을 10개월로 늘렸지만, 감소세는 전달(-11.2%)에 비해 둔화했다. 특히 명품 매출(4.3%)이 5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3분기 경기저점 통과 선언과 맞물려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수가 여전히 바닥권에 놓여 있어 본격적인 소비 확대로 연결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가계가 소비를 줄여 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고용여건이 개선돼 가계소득이 증가하지 않는 한 소비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빨라도 내년 2분기는 돼야 소비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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