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개사 비중이 70%가 넘는 사실상 독과점 품목이 출하액 상위 30대 품목 중 2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출하액 1위인 휴대폰은 국내 생산업체가 10여개가 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팬택&큐리텔 등 3사 비중이 83.1%에 달했다. 이처럼 규모가 큰 주력산업일수록 시장집중도가 심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확인됐다.
공정위가 9일 발표한 '2001년 시장구조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3,056개 품목의 상위 3개사 점유율 평균은 1998년 73.0%에서 99년 72.5%, 2000년 69.9%, 2001년 68.0%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98년 최악의 경기 상황 속에서 기업 합병·퇴출 등이 발생, 시장 집중도가 높아졌지만 이후 경기 회복으로 기업의 신규시장 진입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규모별로 보면, 출하액이 500억∼1,000억원 미만인 품목의 상위3사 점유율은 58.0%, 1,000억∼5,000억원 미만 품목은 57.9%, 5,000억∼1조원 미만 품목은 58.6%였지만 1조원 이상인 품목에서는 시장집중도가 69.5%에 달했다. 중간 규모의 품목은 경쟁이 치열한 반면 규모가 클수록 독과점이 심하다는 얘기다. 특히 출하액 상위 30개 품목 가운데 상위3사의 점유율이 70%이상인 품목은 2000년(22개)보다 소폭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20개에 달했다.
공정위 당국자는 "이번 통계가 수출은 포함되고, 수입은 잡히지 않는 국내기업들만의 출하액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아니지만 시장의 독과점 정도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며 "건전하게 성장하는 경제일수록 집중도가 떨어지는 게 당연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독과점적 형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비교를 하더라도 상위 4개사 점유율이 90%이상인 고 집중산업의 경우 한국(12.8%)이 미국(1.3%)의 10배다.
주요 품목별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휴대폰이 83.1%, 중형승용차(1,500cc∼2,000cc미만)가 93.4%, 대형승용차(2,000cc이상) 95.4%, 데스크톱 PC 85.5% 등으로 나타났으며, 레미콘이 8.9%, 자동차부품이 17.9% 등이었다. 휴대폰 자동차 컴퓨터 등 주력산업이 집중도가 높은 것은 이들 품목이 기술집약적이고 투자규모가 커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공정위 당국자는 "산업구조가 변하면서 불가피하게 주력품목의 집중도가 높아졌지만, 독과점은 시장가격 담합인상 등 소비자에게 폐해를 끼칠 요인이 항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