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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녹이는 "따뜻한 강의"/"불우중고생 찾아 동생처럼 가르쳐보라" 외대 이길영교수 수강생에 이색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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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녹이는 "따뜻한 강의"/"불우중고생 찾아 동생처럼 가르쳐보라" 외대 이길영교수 수강생에 이색학습법

입력
200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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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 이길영(41·영어교육과·사진) 교수의 '영어교수법' 수강생들은 매주 3시간 수업 중 2시간을 서울 성북구의 13평 임대아파트에 사는 불우청소년 집을 방문해 중고생들을 가르쳐야만 한다. 수강생들은 또 이 교수의 '후견인 학습' 방식에 따라 학생들의 방과 후 친구 역할까지 해야만 한다. 교사 역할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대화상대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멀리하기 쉽고 이상형으로 삼을 만한 인물을 접하기 힘든 아이들에게 대학생 형과 누나들은 큰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1988년부터 5년 동안 고교 영어 교사를 하기도 했던 이 교수는 학생들이 누군가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면 자신감도 생기고 교육 효과도 극대화된다는 점을 몸소 알게 됐다. 지난해 영남대 재직 당시 인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수업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외국어대로 부임한 후로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에 매진할 수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방식을 다시 활용 중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돈을 받고 과외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지만 가르치는 것은 기본적으로 베푸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에게도 이 점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실제로 수강생들이 매주 제출하는 소감문에는 가슴 찡한 사연들이 넘쳐난다고 이 교수는 귀띔했다. 중1과 고1 자매를 가르치고 있는 김민경(20·영어교육과 3년)씨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오히려 내가 성숙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이 교수는 "다음 학기에는 더 많은 청소년들과 인연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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