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 근무 중인 부대장 강천윤(39)씨 등 대원 8명이 6, 7일(현지 시각) 임무를 마친 동료 연구원들을 귀국시키고 기지로 돌아오다 기상 악화로 고무 보트가 전복돼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나머지 4명은 실종으로 알려졌다가 8일 뒤늦게 생존이 확인됐다.사망자는 전재규(27·연구원)씨이며 실종자는 강 부대장과 김정한(27·연구원), 최남열(37·기계설비)씨 등 3명이다. ★관련기사 A2·3·9면
당초 실종으로 알려졌던 4명은 마지막 교신 13시간 반 후인 8일 오전 10시 20분(한국 시각 오후 10시 20분) 남극의 중국 연구기지 앞 알드리섬 인공구조물에 피신해 있다 러시아 수색대에 의해 발견됐는데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단 남극 연구기지의 본부격인 인근 칠레 기지로 후송됐다.
8일 세종과학기지와 국무총리실 산하 해양연구원에 따르면 강 부대장 등 3명은 6일 오후 1시 세종과학 기지에서 1년간 파견 근무를 마친 16차 월동연구대원 24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세종 1, 2호' 등 두 대의 고무보트로 비행장이 있는 인근 칠레 기지까지 이송한 뒤 돌아오다 2호가 기상악화로 행방불명됐다. 세종기지는 7일 전재규 연구원 등 5명을 세종 1호에 태워 실종자 3명의 수색에 나섰으나 이들마저 이날 오후 8시 50분께 "물에 빠졌다"는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으나 8일 이중 4명의 생존이 확인됐다. 세종기지에서 조난 사고가 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실종된 세종 2호의 강 부대장 등 3명은 7일 오전 8시 30분 육지에 피신해 안전하다는 교신을 마지막으로 통신이 두절된 상태다. 그러나 세종기지측은 이들이 특수방한복을 입고 있어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양연구원은 세종2호에 탑승하고 있던 부대장 강씨가 남극 근무 경험이 5회 이상이고 보트를 능숙하게 운전하기 때문에 좌초되지 않고 어딘가에 대피해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최문영(44)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상 상태는 좋지 않지만 남극이 여름으로 접어들어 새벽 기온이 영하 3도 정도"라며 "대원들이 지형 지물을 잘 이용해 피신하고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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