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소년기자 땡땡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악당을 물리치고 갖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만화의 고전 '땡땡의 모험'. "전 세계적으로 나의 라이벌은 땡땡 밖에 없소"라고 한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의 말로 그 진가가 확인된 벨기에 출신 만화가 에르제(1907∼1983·본명 조르주 레미)의 '땡땡의 모험' 시리즈 24권이 드디어 완간됐다.이번에 나온 것은 1930년에 나온 시리즈 첫 권 '소비에트에 간 땡댕'과 1972년 에르제의 원작을 기초로 만든 장편만화영화를 발췌한 '땡땡과 상어 호수'. 솔 출판사가 벨기에 카스테르만 출판사에서 나온 원작을 지난해 5월부터 번역, 소개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땡땡의 모험'은 60여 개 국에서 50여 개 언어로 번역돼 3억 부가 넘게 팔린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특히 유럽에서는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는 만화의 고전으로 정평이 나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땡땡의 모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조지 루카스 감독이 밝힌 적이 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만화를 영화화하기 위해 지난해 판권을 사들였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로 간 땡땡'이 티베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소중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이 만화가 고전으로 불리는 이유는 땡땡이 극지방, 바다 속, 달나라 등 곳곳을 다니면서 과학의 진보, 정치적 변화, 사회적 이슈 등 20세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고 예술적 완성도도 높기 때문이다. 중국에 아편을 퍼뜨리는 국제마약밀매단과 맞서 싸우는 내용의 '푸른 연꽃'은 1930년대 유럽인들의 동양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53년과 이듬해에 나온 '달 탐험 계획'과 '달나라에 간 땡땡'은 로켓설계도 등 달 탐험과 관련된 과학기술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묘사, 프랑스에선 1969년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보다 땡땡이 달에 먼저 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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